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간호와 과학기술 결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로봇 시스템 및 기술혁명은 간호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혁명적 변화로 간호사의 전문적인 간호 제공을 도와줄 수 있는 촉매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이다[1].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연 로봇이 간호사를 대신해서 간호를 할 수 있을까? 그러면 간호사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은 아닐까?’, ‘로봇이 간호사를 대신 간호를 한다면 간호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혹은 간호로봇으로 환자와 간호사의 관계가 너무 삭막하지는 않을까?’ 등 과학기술 혁명과 간호의 접목에 대해 걱정과 우려도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로봇 시스템 활용의 배경 및 필요성에 대해 최근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변화와 현재 확산되고 있는 간호 · 간병통합서비스 제도 정착을 위한 간호사 업무 지원방안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로, 인구 고령화는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의료비 증가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노인인구 증가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하여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시행하고 있는데, 간호계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정책이 간호 · 간병통합서비스 제도이다. 간호 · 간병통합서비스는 간병 부담을 해소하고 감염관리 등 입원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간호인력을 충원하여 간호와 간병을 제공하도록 개발된 새로운 입원서비스 모형으로 환자가 안전한 간호를 받을 수 있도록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적정하게 고용하고, 관련 시설을 구비하도록 하고 있다. 간호사 한명이 담당하는 환자는 최소 5명에서 16명까지로 의료기관 종별, 병동의 특성, 환자구성 등을 고려하여 배치하고 있으며, 간호조무사의 경우 한명이 최소 25명에서 최대 40명으로 간호사 배치수준에 따라 결정되도록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2]. 간호 · 간병통합서비스 제도는 간병비 부담 감소, 환자안전 및 감염관리 강화 등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간호사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간호 · 간병통합서비스의 문제점은 업무량이 과다하여 결국 간호사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3]. 업무량이 과도한 이유 중 첫째는 간호요구량을 반영하지 못하는 간호사의 배치기준이다[3]. 특히, 보호자를 상주시키지 않는 새로운 체계에서 기존 간호 업무뿐만 아니라 환자를 보호 관찰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늘어났는데, 현행 배치기준이 새롭게 요구되는 업무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환자의 무리한 요구, 부족한 지원인력으로 인해 간호사는 증가하였지만, 그보다 더 많은 다양한 업무가 주어져 간호사의 직무만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간호사가 꼭 해야 하는 위임이 불가능한 간호업무 또한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간호사가 꼭 수행해야 하는 환자관찰, 투약, 호흡, 상처간호 등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간호인력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환자에게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3]. 이러한 정책 시행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들로, 간호 업무 영역에서 간호의 질을 높이기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 로봇 시스템 적용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간호사의 높은 업무부담이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적정 간호인력 배치수준을 법 또는 가이드라인으로 정해서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최소배치 기준을 환자특성 및 질환 중증도를 고려하여 간호단위 유형에 따라 명시하고 있다[4]. 우리나라에서도 간호간병서비스 시행 표준 운영 매뉴얼을 만들어서 요양기관 수준에 따라 간호인력 배치수준을 정하고 준수하도록 하지만, 현재 기준은 미흡한 실정이다[3]. 입원 환자의 중증도, 필요한 간호시간 등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환자의 기능적 상태에 따른 간병 요구도가 간호보조 인력 투입량을 산정하는데 있어, 제대로 측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3].
이에 간호 · 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시행 및 정착이라는 변화의 시기에 로봇 시스템 및 과학기술을 간호에 적용하여 간호전문성 강화, 효율적 간호제공 시스템 구축, 간호업무 부담 감소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로봇 시스템 활용에 대한 간호사 수요조사 결과 간호사들은 로봇 시스템 활용의 도움 정도 및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였고, 특히 10년 이상 경력 간호사일수록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5]. 로봇 시스템 적용 시 도움이 많이 될 간호업무로 1순위가 측정 및 관찰(활력징후를 포함한 생체기록 및 섭취배설량 측정 등), 2순위가 운동 및 활동(체위 변경, 이동 보조, 부축, 이동시 보조, 감독), 3순위가 안전간호 영역(낙상, 상해예방)이라고 하였다[5]. 간호사를 도와주는 로봇 시스템은 간호 업무 부담감소 효과 뿐 아니라, 간호 업무 부담 감소가 환자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궁극적으로 환자 안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다. 보건의료분야에서 기술 발전의 핵심은 환자에게 제공되는 보건의료 서비스의 개선이라고 지적된 바와 같이[6], 간호 분야에서 로봇 시스템 활용은 간호의 질 향상 및 환자 안전과 건강결과를 개선하는데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여 간호전문성 향상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 현재 건강 관련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로봇 시스템을 살펴보고, 간호 질 향상 및 환자안전을 위해 필요한 분야에 대해 논의하겠다.
연 구 방 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보건의료 및 간호 로봇 시스템에 대한 논문 및 자료들을 토대로 기술 발전과 연구의 동향을 파악하고 고찰함으로써 간호사의 업무 지원을 위한 효율적인 로봇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발전 방향을 탐색하기 위한 문헌 고찰을 바탕으로 한 종설연구다.
2.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국내 및 해외에서 활용되고 있는 보건의료분야의 로봇 시스템 현황 및 효과에 대한 사례와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문헌 고찰을 실시하였고, RISS, KISS 등에서 키워드 ‘간호활동’,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 Pubmed, CINAHL 등에서 키워드 ‘Nursing’, ‘Robot’, ‘Patient safety’를 활용하여 검색하였다.
3. 용어정의
1) 로봇 시스템(robot system)
최근, 보건 의료 분야에서 로봇과 로봇 시스템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medical robot은 수술뿐만 아니라, 진단, 치료, 재활, 간호 분야에서도 도움을 주고 있다. 로봇의 사용은 장애가 있는 노인이나 환자들의 독립적인 생활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분야에서 전문가들이 환자들을 케어함에 있어도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가진 케어로봇이 임상 환경에 적용될 것이다[3]. 본 연구에서는 로봇 시스템에 대해 환자를 도와줄 뿐만 아니라, 간호 분야에서 전문가가 환자를 케어함에 있어, 지원하고 보조해주는 전반적인 시스템 혹은 기술을 모두 포괄적으로 포함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연 구 결 과
1. 국내 · 외 의료용 로봇 시스템 활용 현황
최근 전 세계적으로 건강 관련 분야에 로봇 시스템이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는 인간 보조 로봇(human assistant robot)으로써 이동 보조 로봇, 신체 보조 로봇, 환자 이송 로봇, 감시 로봇, 반려로봇, 의료시설 물류 로봇 등이 있으며[7], 최근 10여 년간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상용화되어 이용되고 있다. 구체적인 예로는 환자의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로봇, 인지기능 및 정서적 지지를 도와주는 로봇, 간호업무를 도와주는 로봇, 말기 암 환자의 재가 서비스를 도와주는 로봇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를 표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Table 1).
1)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로봇 시스템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의료 로봇 공학 연구소에서 2010년 개발된 Bathtubs Robot인 CODY라는 이름의 로봇은 노인에게 목욕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고 이미지 처리를 사용하여 "피부각질"의 색조를 구별하여 96% 제거한다고 한다. Home Exploring Robotic Butler (HERB) 라는 이름의 로봇은 인텔 및 Carnegie Mellon University 연구원이 2009년 개발한 제품으로 개인용 조수역할을 하는 로봇으로 알려져 있다. 책꽂이에 책을 갖다 놓고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고 식기 세척기에 넣고 테이블을 치우고 정돈하며 환자의 팔을 받쳐주어서 상지 근력이 약한 대상자가 물건을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독일 회사 인 Fraunhofer IPA에서 개발된 Care-O-bot은 1998 년에 도입되었고 현재 4세대 제품까지 선보였다. 혼자 사는 노인의 일상생활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이 로봇은 비디오 화상으로 전화연결 및 응급상황 발생 시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과 생체정보를 모니터링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2012년 파나소닉에서 개발된 머리감기용 로봇(hair washing robot) 은 24개의 손가락 기구가 센서로 사용자의 머리를 인식하여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노인 환자 및 만성질환자의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로봇은 개인용으로 활용 가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기능에 비해 큰 크기로 인해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문제, 작동법의 어려움 등으로 일반적으로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병원과 같이 다양한 환자, 환자의 개별적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병원에서는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지기능 저하 대상자의 재활 및 활동을 돕는 로봇은 2005년 소개된 이후 점차 부드러운 착용형 장갑 로봇으로 발전하였고 하버드 대학의 Wyss Institute에서 개발된 제품, 서울대학교 로봇연구소 팀이 개발한 Exo-Glove 로봇 등이 유명하다. 이 로봇은 한 손 또는 두 손의 상지 기능이 제한된 대상자의 동작 및 활동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부드러운 착용형 로봇은 장갑 뿐 아니라 옷과 같은 형태로도 개발되었다. 이 로봇은 옷과 같이 착용하며 근력이 저하된 대상자의 활동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 뇌졸중이나 파킨슨병과 같이 근력기능장애를 가진 노인들의 재활을 도울 수 있으며 보행 보조와 함께 균형 유지, 지구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하지 기능을 지원해주는 로봇으로는 2007년 일본 후지타대학 병원과 토요타와의 협력에 의해 개발된 보행보조 로봇이 있다. 기능이 감소한 다리에 착용하면 독립적인 보행 및 활동을 보조,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보행제어 기술, 센서 기술 등이 정교하며 안정성도 매우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부피가 너무 크고 번거로운 문제, 착용감, 안정성 문제로 보편적으로 이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활동이 불가능하였던 근력저하 및 마비 환자들에게 로봇을 이용하여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초기 개발 단계에 비교하면 아직 많이 발전하지는 못한 상황이나 앞으로 가능성이 많은 분야이다.
한편 후지타대학 병원과 토요타와의 협력에 의해 2007년 개발된 이송도움 로봇은 환자가 침대에서 화장실 및 기타 장소로 이동할 때 간호사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침대에서 화장실로 거동이 어려운 환자를 이동할 때, 환자가 로봇에 기대기만 하면 간호사 1인의 보조로도 원하는 곳으로 모터를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고 간호사의 육체적인 체력소모를 감소하고 수월하게 환자이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Resyone (electric wheelchair and bed) 로봇은 2009년 파나소닉에 의해 개발된 로봇으로, 침대에서 환자를 한쪽으로 옮기면 침대가 자동으로 전동안락 의자로 변환되어 이동이 어려운 환자를 침대에서 휠체어로 쉽게 옮기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환자를 이송해주는 로봇은 간호사의 육체적 부담을 감소시키고 환자가 운동 및 활동을 수월하게 해주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병원 내에서의 활용은 제한적이다. 그 이유는 너무 많은 부피를 차지하여 병실 내에서 사용하기에는 공간적인 제약이 있고, 작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점을 보완한다면 간호사의 환자 간호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2) 인지 기능 및 정서적 지지를 도와주는 로봇 시스템
PARO는 2001년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의 타카노리 시바타(Takanori Shibata)가 개발한 아기 하프물범 모양의 애완용 로봇이다. 이 로봇은 입원 환자나 요양시설 수용자,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간병인과 피간병인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심리적 안정을 증진 시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치료효과 검증 연구를 통해 치매, 알츠하이머 병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고 2009년 9월 미국 FDA로부터 신경 치료용 의료기기(neurological therapeutic medical device)로 승인받았다. 2002년 세계 기네스북에 가장 치료적인 로봇으로 기록되기도 하였다. 소아입원 환자 그룹치료에서 활용하여 통증, 불안 감소에 효과를 보고하였고[8], 치매 환자 그룹치료에서 삶의 질과 활동량을 증가시켜 장기적으로 정신과 약물투여량이 감소했다고 한다[9]. 현재 노인 전문병원이나 요양기관에서 emotional robot을 이용하여 그룹치료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활동들이 시도되고 있다.
2014년 일본 SoftBank Robotics가 개발한 페퍼(Pepper)는 사람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는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페퍼는 사람의 목소리, 얼굴 표정, 신체의 움직임, 사용하는 언어를 기초로 상대의 감정을 식별하고 상황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선택하여 눈의 빛깔, 태블릿과 목소리의 톤으로 표현하게 고안되었다. 영국에서 현재 병원과 교육의 여러 분야에 페퍼를 사용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치매 노인과 함께 회상작업을 촉진하기 위한 활동에 사용하였다. 페퍼는 치료환경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잠재력이 있으며 이러한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치료팀에게 데이터를 제공할 수도 있다. 영국에서는 페퍼가 사회적 고립을 감소시키고 돌봄업무를 수행하는 등의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여러 가지 연구가 계획되어 있다[10].
3) 간호 업무 지원를 위한 로봇 시스템
자율 반송로봇인 ‘호스피(HOSPI)는 파나소닉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병원 인력을 대신하여 물건을 자율적으로 운반해주는 로봇으로 기계에 병원의 지리를 미리 저장하여 놓고, 필요한 장소에 물품을 운송하도록 조정할 수 있다. 이미 일본의 4개 병원에 도입되어 의약품과 진료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환자에게 환의나 린넨 제공 등 각종 병원 내 물류 운송시스템으로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호스피 로봇 사용을 위해서는 로봇이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의 복도 공간 마련, 로봇 시스템 오작동 및 고장 시 대응시스템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환자와 로봇이 서로 부딪혀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문제 등도 검토가 필요하다.
Monitoring Robot도 현재 개발 및 시험 적용 중인 상태이다. 이 로봇은 막대기 모양으로 생긴 로봇 상단에 부착 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환자의 안전상태를 모니터링 해주는 역할을 한다. 로봇은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둘러보며 환자의 안전상태를 모니터링해주기 때문에 만약 응급상황이나 예상하지 못한 중환자 발생 시 간호사가 장시간 중환자 간호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다른 환자들이 안전하게 지내고 있는지 점검하여 간호사에게 알람 역할을 한다. 일본에서 이 로봇은 현재 개발되어 상용화되기 전에 실용성, 안전성 등을 시험 중이었다. 이와 비슷한 형태 로봇이 우리나라에서도 낙상 및 욕창예방 알람시스템 운영과 같은 형태로 개발되어 시험 운영 중에 있다. 환자 부재 시 혹은 낙상과 같은 응급상황에서 간호사에게 바로 알람을 주고, 간호사가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은 환자안전이나 여러 명의 환자를 돌봐야 하는 병원 내 간호사의 업무 특성상 중환자 및 간호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시스템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간호업무를 지원하는 로봇 시스템의 효과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병동 약물 재고 관리에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투약오류가 감소하고, 투약 안전성이 증가되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11]. 또한, 중환자실 약물배송에 로봇을 활용하여, 약물배송시간 감소, 약제와 관련된 서비스 및 업무에 대한 간호사의 만족도가 증가되었다는 보고도 있다[12]. 최근 일본에서 시행된 한 연구에서는 장기요양시설에서 적외선 모니터링 기능이 있는 communicative robot을 도입함으로써, 나이트 근무 간호사의 업무 로딩 감소 효과를 보고하였다[13].
4) 가정에서의 완화치료를 위한 케어 로봇 시스템
Home health care 분야에서 로봇 및 IT 시스템은 말기 암 환자, 노인 환자에게 활용하여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입원상황이 아닌 가정 내 환경에서도 대상자는 안전하게 신체상태를 관리 받고 상태변화에 따른 처치나 투약 등을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체계이다. 즉 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반 생체정보 및 신체활동 상태 모니터링 및 상태변화에 알람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방법은 궁극적으로 말기암 환자와 노인 환자의 삶의 질과 안정감을 향상시킨다고 보고되었다[10]. 이와 같은 방식은 최근 위치 추적 장치 및 생체정보 모니터링시스템을 활용하여 말기 암 환자 및 노인 환자의 가정 내 활동이 일상적으로 병원시스템과 연동되어 상시적으로 모니터링 되어 환자가 입원하지 않고 가정생활 속에서 신속하게 병원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는 방식이므로 궁극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 향상 및 국가의 전체 의료비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법적인 부분 및 의료계의 저항 등으로 기술력 및 제품 개발은되었으나 아직 활용되고 실용화되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로봇 및 로봇 시스템을 의료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았다. 앞으로 간호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시스템에 대해 간호업무 특성을 고려하여 살펴보겠다. 과연 로봇 시스템은 간호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간호사는 어떤 도움을 받아 간호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겠다.
2. 간호업무 지원을 위한 로봇 시스템 활용
1) 환자의 침상 옆 간호를 강화해주는 로봇 시스템
로봇 시스템을 간호업무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간호업무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간호업무 지원을 위한 로봇 시스템은 환자의 침상 옆 간호 강화를 위한 환경 및 제반 여건 지원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간호업무 시간조사 결과 간접간호 활동에 64.5%, 직접간호 활동에 35.5%로 보고되었고 간호사의 전체업무 시간 중에 비부가가치 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20%에 이른다고 하였다[14]. 비부가가치 간호활동은 간호사가 수행한 직 · 간접 간호활동의 일부 또는 연속과정이지만 환자 결과(patient outcome)에 직접적인 득이 없으며 간호전달에 필수적이지 않은 활동으로, 기다리고, 중단되고, 지연, 재작업하거나, 타부서를 지원하면서 추가되는 업무이다[14]. 예를 들면, 간호 기록을 반복하거나 중복기록하게 되는 경우가 비부가가치가 될 수 있고, 전산기록시스템이 복잡한 경우 기록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신입간호사 오버타임의 원인이 된다고 하였다. 즉 비부가가치 간호시간이란 주로 업무의 지연, 중단, 중복, 물품과 인력을 찾거나 기다리는 시간, 타부서를 지원하는 업무등과 관련하여 소모되는 시간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소모되는 시간은 간호사의 직접간호활동을 저해하며 업무효율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므로, 적극적인 관리로 이를 제거하여야 한다[14]. 간호 업무 중 간접간호 활동이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간호사는 직접간호 활동에 비해 간접간호 활동과 비부가가치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환자 침상 옆에 머무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보고되었다[15,16]. 간호사는 환자 간호를 수행하기 위해서 인계, 준비, 기록, 보고 및 조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간호업무 시간 중 실제 간호수행에 걸리는 시간보다 준비하고, 확인하고, 기록하고, 조정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로봇 시스템이 환자의 침상 옆 간호 활동을 지원해주고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활용된다면 간호전문성 강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간호업무 지원 로봇 시스템 적용 시 우선순위는 비부가가치 업무, 간접간호 업무, 직접간호 업무 중 육체적 지원 순이다.
구체적으로 간접간호 업무와 비부가가치 간호업무에 현재 활용되고 있는 로봇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생체정보 자동 기록 시스템 및 알람 시스템, 물품 및 의료장비 위치, 기능 체크시스템 도입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중 생체정보 자동 기록 시스템은 활력징후를 비롯한 생리학적 지표 모니터링 정보를 무선 인터넷 망을 통해 전자 의무기록 시스템(Electronic Medical Record, EMR)에 실시간 자동으로 기록하고 일정기간 동안 환자의 생체 정보를 저장함으로써 정보 활용의 기회를 제공한다(Table 2). 병상에 매립된 기존의 유선 전산망을 통한 interface 시스템이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wireless 형태로 전환됨에 따라 이제는 환자가 병원 내 어느 위치에 있든지 제한 없이 시스템 활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생체 정보 자동 기록 시스템은 간호사가 환자의 활력징후를 측정하고 수치를 확인한 뒤 컴퓨터를 통해 EMR에 입력하는 과정을 대신하게 된다. 기록을 위한 간접간호 업무시간의 감소는 간호사가 컴퓨터 앞이 아닌 환자 곁에 머물게 하여 그들의 증상을 묻고, 신체 및 정서 상태를 사정하며, 요구 사항을 들을 수 있게 한다. 알람 경보 시스템은 병실 곳곳에 퍼져 있는 환자 감시 장치의 생체 정보를 수집하여 간호사실에 있는 하나의 스크린에 표출시키고 이상치를 경보음과 화면을 통해 시청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환자의 응급상황 대처가 지연될 위험을 감소시켜 환자 안전을 향상 시키며, 의료진 누구나 위급상황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간호사가 마음의 부담을 덜고 간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일정기간 동안 저장된 환자의 생체 정보는 환자의 상태와 치료 경과를 파악하고 치료계획을 재수립하는데 활용이 가능하다.
2) 간호사 육체적 업무부담 · 간호시간을 절약해주는 로봇 시스템
로봇 시스템 활용에 대한 간호사 수요 조사 결과 간호사의 요구가 높은 업무로는 직접간호 업무 중에서 간호사의 육체적 업무 부담 및 간호 시간을 감소할 수 있는 업무로 나타났다[3]. 예를 들어 자동 체중측정 침대, 자세변경 및 이송 로봇 등이 활용 가능한 예이다. 입원 환자 몸무게 측정은 환자상태 변화를 나타내는 매우 중요한 지표인데, 스스로 몸무게 측정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현재 Inbed Weight Scale을 이용하여 측정하고 있다.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몸무게 측정을 위해 침상 밑에 깔판을 깔고, 체중측정을 하는 기계에 연결하여, 침대에서 환자를 수평으로 들어 올려서 몸무게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몸무게를 측정한다면 환자 1명당 간호사 및 간호보조인력 2명이 필요하며 체중측정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분 정도 걸린다. 중환자의 경우 몸무게 측정이 더욱 필요한 상황인데, 중환자는 각종 배액관, 모니터 라인, 여러 개의 infusion pump를 이용한 약물주입으로 각종 라인이 수없이 연결되어 있고 통증 또한 심한 상태로 몸무게 측정이 간호사나 환자 모두에게 매우 위험하고 힘든 과정이다. 이런 환자의 몸무게 측정이 침상 내에서 자동으로 측정 가능하고 환자의 의무기록에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로봇 시스템이 도와준다면 간호사의 육체적 부담을 감소하고 시간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환자안전을 강화하는데도 매우 효과가 높을 것이다.
3. 로봇 시스템 개발과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사항
1) 윤리적 고려 사항
(1) 로봇의 책임감과 자율성
1920년 극작가 Carel Capek가 그의 희곡에서 로봇이라는 용어를 인용하면서 이해한 점을 살펴보면 그 어원은 노동을 의미하는 체코어 robota에서 유래하였으며 인간과 동등한 작업능력을 가졌으나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다시 말해 감정이 없는 ‘인조인간‘으로 해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초창기 로봇이 활용되었던 산업 분야에서 로봇은 지저분하거나 위험하고 단순반복적인 일을 대체하였다[14]. 의료 분야에 등장한 로봇은 이에 반해 고도의 기능을 하는 기기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로봇 공학의 발전 방향은 로봇이 단순하고 지시적인 명령을 따르며 사람의 통제에 따라 작동하는 범주에 머물지 않고 자율성을 지니고 사람의 지휘 없이 스스로 판단하여 작동하는 인공 지능형 로봇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로봇이 자율적 판단에 수행한 업무의 결과가 문제가 있다면 누가 책임을 지게 될 것인가?
Isaac Asimov는 로봇공학의 위험한 잠재력에 대해 더욱 주의를 기울였으며 로봇의 3가지 법칙을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17].
첫 번째 법칙: 로봇은 인간을 해칠 수 없으며, 작동하지 않음으로 인해 인간이 해를 입어서는 안된다.
두 번째 법칙: 첫 번째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에 의해 주어진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세 번째 법칙: 로봇은 1, 2 법칙과 충돌하지 않는 한,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따라서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발생된 결과는 로봇 개발자, 로봇을 도입한 사람, 로봇을 다루는 사람이 결국 책임져야 한다. 의료기관에서의 로봇의 실수 및 오류에 대한 책임은 로봇의 소유자인 병원, 사용자인 의료인, 로봇의 제조기관이 지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로봇 수술의 경우 외과의사의 일반적 수술에 비해 빠른 회복과 덜 침습적인 수술을 수행할 수 있지만 일반적 수술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새로운 합병증의 위험성이 있다. 로봇 수술시 이에 대한 대비를 하더라도 합병증의 발생을 완전히 피할 수 없으며 수술 중 내장 및 방광, 혈관의 손상 등 심각한 결과 또한 얼마든지 일어 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로봇 사용의 결과에 대한 책임과 로봇의 자율성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서는 안 되며 로봇의 개발과 도입, 사용 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로봇 도입 시 사용자에게 충분한 교육을 시행하고 작동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면서 로봇이 수행한 업무의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 또한 로봇의 오류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과 자원이 대비되어야 한다.
(2) 로봇과 사회적 기능
로봇사용이 인간의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Sharkey와 Sharkey는 돌보미의 도움을 대신하여 로봇이 들어올리기, 운반하기, 청소와 같은 작업을 함으로써 노인을 돕는 것은 사람과의 교류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18].
그러나 Nylander 등의 식사 보조 로봇 Bestic 사용자에 대한 연구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한다’는 윤리적 측면에서 그 결과가 다소 부정적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나타났다[19]. 일상생활에서 식사 보조 로봇을 사용하는 것은 더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식사환경을 조성하였다. 나아가 다른 사람과 같은 조건에서 가족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아무런 도움 없이 스스로 먹일 수 있었으며 다른 상황에서는 다양한 도움이 필요할지라도 식사하는 상황에서 만큼은 스스로 통제하고 독립성을 갖도록 해주었다. 식사를 한다는 것은 단순한 생명 유지를 위한 일이 아니라 음식을 보고 맛보며, 즐거움을 갖는 그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식사 보조 로봇 사용을 통해 식사 과정을 스스로 조절하고 진행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이 로봇이 사용자의 사회적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서 로봇 자체가 사회적 기술, 공감, 감정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로봇 활용이 인간의 고립 위험에 대한 윤리적 견해에 얽매이지 않고 사회적 맥락에서 로봇과의 상호작용, 간병 상황 등을 자세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봇 사용이 사회적 상황을 조성하고 개인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대상자의 삶을 더욱 사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3) 환자와의 교감
로봇의 사용은 ‘로봇이 돌봄자를 대체한다면 인간성이 상실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을 갖게 하고 ‘돌봄자들이 직장을 잃지 않을까?’ 그리고 ‘돌봄자로부터 인간적인 돌봄을 못 받지 않을까?’라는 걱정과 두려움이 있다.
사람은 다양한 사회적 · 감정적 요구를 가지나 로봇의 경우는 이러한 것을 줄 수가 없다[20]. 간호 로봇은 차갑고 비인간적이며, 환자는 실제로 간호사를 면대면으로 만나지 못함으로써 간호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지 않을까? 미래에 로봇이 인간을 대체한다면 환자는 병원에서 인간적 교감을 원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여 특정한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치유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간호사의 돌봄은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간호사들의 이러한 두려움에 대해 실제적으로 밝혀진 근거는 없지만 환자가 병원에서의 로봇을 다루는 상호작용이 많아지면 병원의 인간적 요소가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걱정한다고 하였다[21].
간호 업무에서의 로봇 사용은 간호의 본질과 가치를 해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간호사는 환자를 돕는 일에 헌신한다. 간호 전문직관의 가치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환자에게 차별을 두지 않으며, 그들의 고통을 줄이는 것에 있다[22]. 환자와의 상호교감은 간호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간호사로서의 경험에 만족감을 주며 이들이 돌보는 환자와의 인간관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환자와 간호사 모두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다. 환자가 스스로 필요로 하는 도움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간호사의 전문적 경험으로부터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읽어 내기도 한다. 환자와의 교감을 통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돕는 것이 간호인 것이다. 그러므로 환자와 간호사의 상호작용을 로봇은 완전히 대신할 수 없으므로 간호 또는 보살핌의 업무를 침해하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다.
지금까지 생산된 로봇은 반복적인 수작업, 적재하는 일 또는 시간을 절약해주는 일, 안전을 증진 시키는 일 등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Pyxis라는 처방전에 맞는 약품 종류와 양을 정확한 시간에 투약하도록 제공하는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투약오류 건수가 크게 감소하였고, 병원의 효율성을 높임은 물론 환자의 안전도 크게 향상되었다[22]. Atlanta's Georgia Technical Institute의 조사에 의하면, 간호사들은 특정한 역할부분에서 로봇을 받아들이는데, 투약이나 환자 이송에서는 로봇의 역할을 받아들였지만, 환자 목욕이나 식사 같은 매우 개인적인 케어에 관련된 부분은 간호사 업무로서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했다[23].
따라서 간호사의 로봇 시스템 사용은 간호의 가치실현과 간호 전문성 및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이용해야 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디자인 되어야 한다.
2) 기술적 고려 사항
로봇 활용도와 효율성을 위해 기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으로 로봇의 손쉬운 작동법, 배터리 충전 및 작동 시간, 크기 및 디자인 등이 있다. 간호사가 로봇에 대해 갖는 우려의 중심에는 의료기관의 이용자인 환자가 있는데, 환자 중 일부는 로봇을 재미있어 하거나 흥미롭게 느낄 수 있으나 특정 환자의 집단에서는 로봇이용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건의료분야에서 로봇을 수용할 때 기본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가 요구된다[7]. 바로 로봇 사용자의 동기부여, 손쉬운 사용법, 그리고 신체적 · 감정적인 편안함이다. 스마트 기기 등 새로운 기술에 익숙한 젊은 환자들에게는 로봇 사용이 자연스러울 수 있으나 노인들은 로봇에 익숙해지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로봇에 대한 이해 부족은 로봇과의 상호 작용에도 장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로봇이 환자의 명령이나 지시에 반응하지 않거나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사용을 쉽게 포기할 것이다.
그리고 의료기관내에서 공간적 제약 없이 로봇이 활용되기 위해서는 배터리 충전으로 충분한 시간동안 작동이 가능하여야 할 뿐 아니라, 기존의 의료 환경 내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크기로 제작되어야 한다. 로봇의 디자인도 고려해야 하는데, 로봇의 디자인은 사용자의 사용의지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보조 로봇의 경우 로봇 시스템이 제공하는 이점이 도리어 자신의 장애를 연상케 한다면 로봇이용을 원치 않을 수 있다. 반대로, 개인의 자존감과 독립성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식사 보조 로봇 Bestic의 디자인은 블렌더나 제빵 믹서와 같은 주방용품을 연상시키므로 사용자들은 기꺼이 사용하게 되었다[19]. Bestic 사례를 통해 로봇의 설계 및 개발 프로세스를 안내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로봇 활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로봇의 물리적 설계 및 구성에 사용자의 경험, 사용자의 로봇 사용 의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 의
보건의료 · 간호 분야에서 로봇 시스템의 활용 현황과 고려사항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고찰해 보았다. 간호 분야의 로봇 시스템 활용은 현재 초보적인 단계이지만 앞으로 과학기술 발전과 더불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비추어볼 때, 로봇을 포함한 혁신적인 과학기술을 간호 분야에서 활용하는 것은 간호실무 개선뿐 아니라 로봇 및 과학기술분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커다란 의의가 있다. 특히, 간호 · 간병통합서비스 제도라는 새로운 보건의료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국내의 간호현장에서 드러나고 있는 간호사의 과도한 업무량 및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효율적인 로봇 시스템 활용은 분명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간호업무 중 로봇 시스템 활용이 필요한 분야는 간접간호, 비부가가치 간호, 직접 간호 업무 중 육체적 부담이 많은 업무와 간호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부분이다.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여 간접간호 업무 및 비부가가치 간호업무가 감소하면 환자의 침상 옆 직접간호 시간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로봇 시스템은 환자안전을 더욱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며, 간호사의 육체적 업무부담을 감소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