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연명치료중단은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환자에게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는 ‘특수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으로[1] 노인의 연명치료중단과 관련된 이슈는 인구의 고령화와 더불어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다운 죽음’, ‘품위 있는 죽음’을 준비하고자 하는 태도의 확산[2]과 함께 주요한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자기결정권은 환자가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르렀을 경우 사전에 연명치료중단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로 죽음의 자연스러운 진행에 있어 존엄하고 품위 있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음을 뜻한다[1]. 이에 국내에서는 2016년 ‘호스피스 ․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법제화되어 2018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3]. 그러나 2019년 8월 기준 국내의 연명치료중단 이행 건수로 보고된 62,546명 중 본인이 연명치료중단을 결정하는 경우는 전체의 약 1.2%에 불과하며 죽음이 임박하거나 가족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나[4] 개인의 자율성과 자기통제성에 기반한 인간존엄성 보장[5]이라는 법률의 취지가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일부 노인은 연명치료에 대한 결정이 본인에게 맡겨지는 것을 회피하거나 연명치료중단을 생명경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 따라서 지역사회 노인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현명한 판단과 자기결정권을 높이기 위해 연명치료중단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자아통합감은 노년기에 달성해야 할 발달과업으로 자신의 과거 및 현재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수용하며 앞으로 다가올 죽음에 대해 공포가 없는 심리적 안녕상태이다[6]. 노인의 높은 수준의 자아통합감은 죽음불안과 부적 상관관계가 있으며[7], 죽음에 대처할 수 있다고 느끼는 자기효능감인 죽음대처 유능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8] 노인이 죽음을 보다 품위 있게 맞이하고 임종 단계를 잘 준비하기 위해 자아통합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9]. 또한, 심리적 평안을 느껴 깊은 안녕상태를 유지한다는 의미에서 자아통합감의 하위요소로 제시되고 있는 삶의 만족도[10]가 노인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자기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11,12]는 선행연구는 있으나, 노인의 자아통합감과 연명치료중단 태도와의 관계를 확인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 성인이 의학적 치료에 관한 의사결정 능력이 있을 때 자신의 연명치료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서면으로 미리 밝힌 공적문서로, 2019년 8월 국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는 약 33만 명 수준으로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4]. 또한, 국내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84.9%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13]. 그러나 이러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의 양적인 증가와 긍정적인 인식에 비해 노인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지식수준은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4]. 지역사회노인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지식수준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의 예측요인이며[15], 연명치료중단 교육 프로그램이 노인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6]. 그러므로 노인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지식수준을 파악하고 지식 향상을 위한 중재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최근 연명의료결정법의 시행과 관련하여 이와 관련된 연구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데, 지금까지 수행된 국내 노인의 연명치료와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면, 소수의 노인을 대상으로 연명치료에 대한 태도의 주관성[2]을 파악한 연구, 연명치료에 대한 지식[14]을 조사한 연구가 있었다. 또한, 연명치료중단 태도와 가족응집성[12], 사회적 지지[11,17], 자아존중감[17], 삶의 만족도[11], 우울, 죽음불안[12]과의 관계 및 영향을 파악한 연구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본 연구처럼 노년기 발달과업인 자아통합감과 연명치료중단 태도 형성의 기반이 되는 관련 지식에 초점을 둔 연구는 시행되지 않았다. 또한, 연명치료중단 태도에 관한 연구는 주로 만성질환자[18], 중환자 가족[19], 의료인[19,20], 일반 성인[20] 등을 대상으로 수행되어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대해 파악하고 이들 변수가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여 노인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확산과 자율적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적, 제도적 중재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는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이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 연구목적은 다음과 같다.
• 대상자의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과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정도를 파악한다.
•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차이를 파악한다.
•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과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한다.
•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대상자의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다.
연구방법
2.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자는 B광역시에 소재한 노인복지회관을 이용하는 노인을 근접모집단으로 하여 아래 제시된 대상자 선정 기준에 따라 편의표집 하였다. 연구대상자 선정기준은 65세 이상 노인으로 치매 및 정신과적 진단을 받지 않은 자, 듣고 말하기에 문제가 없고 일상활동이 가능한 자로서 본 연구의 목적을 설명한 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하기로 동의한 자로 하였다. 대상자 수의 산정은 G*Power 프로그램[21]을 이용하여 효과크기 .15, 유의수준 .05, 검정력 .80, 독립변수 12개일 때 회귀분석에 필요한 대상자의 수는 127명이었으나 탈락률 20%를 고려하여 150명으로 하였다. 자료수집 시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는 161명이었으며, 이 중 응답 내용이 불충분한 6부를 제외하고 155명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3. 연구도구
1) 자아통합감
자아통합감 측정은 Kim [22]이 개발한 도구를 사용하였다. 본 도구는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 지혜로운 삶, 생에 대한 태도, 지나온 일생에 대한 수용, 노령에 대한 수용, 죽음에 대한 수용의 6개 영역, 총 31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5점 Likert 척도로 총점 범위는 31~155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통합감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 당시 Cronbach’s ⍺는 .93이었으며,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는 .88이었다.
2)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은 Hong과 Kim [14]이 개발한 도구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본 도구는 9개 문항으로 각각의 문항에 대해 ‘예’, ‘아니오’, ‘모른다’로 응답하며, 오답과 모른다는 0점, 정답은 1점으로 처리하였다. 점수는 0~9점의 범위를 가지며, 점수가 높을수록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점수의 합을 문항수로 나눈 평균점수를 사용하였다.
4. 자료수집
본 연구는 K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IRB No. Kaya IRB-237)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 자료수집 기간은 2019년 2월 11일부터 2019년 3월 8일까지였다. 연구대상자 모집을 위해 B광역시 재가노인복지협회장을 통해 불교재단, 병원, 대학 등이 운영하는 노인복지회관 4개소를 소개받은 후 각 기관장을 방문하여 허락을 얻었다. 각 노인복지회관의 담당자의 협조를 얻어 일상생활 활동이 가능하고 청력장애, 인지장애가 없어 설문지 응답이 가능한 자를 소개받았으며 연구의 목적과 내용, 설문 응답에 소요되는 시간, 참여거부 및 철회가능성 등을 설명하고 연구참여에 자발적인 동의를 한 자를 대상으로 서면동의서를 받았다. 또한 수집된 자료는 부호화하여 전산에 입력하였고, 부호화된 설문지는 잠금장치가 있는 개인 사물함에 보관하였다. 연구자는 설문조사를 위해 간호대학생 5인을 대상으로 측정도구의 모든 항목에 대한 명확한 내용, 설문지 작성방법, 면접 시 태도, 응답 환경에 대한 배려 등의 철저한 교육과 훈련을 2회, 총 3시간 동안 실시하여 조사자 간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5.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WIN 22.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빈도와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과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정도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차이는 t-test와 one-way ANOVA로 분석하였다.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과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간의 상관관계는 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s로 분석하였고 연명치료중단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단계적 다중회귀분석으로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1.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본 연구대상자의 연령은 70대가 59.3%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성별은 여성이 63.9%였다. 대상자의 70.3%가 종교가 있으며, 최종학력이 중학교나 고등학교 졸업인 경우가 58.1%로 가장 많았다. 결혼 상태는 기혼이 53.6%, 사별이나 이혼이 44.5%였으며, 35.5%가 혼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경제수준은 52.9%가 ‘중’으로 인식하였으며, 주관적 건강상태 인식은 58.1%가 ‘보통’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3.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과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차이
일반적 특성 중 자아통합감에 유의한 차이를 보인 변수는 동거가족 유무(t=-3.42, p=.001), 경제상태(F=8.06, p<.001), 주관적 건강상태(F=12.20, p<.001)였다. 동거가족이 있는 노인이 독거노인보다 자아통합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경제상태가 ‘상’인 대상자가 ‘하’인 대상자보다, 주관적 건강상태를 ‘보통’ 이상으로 인식한 대상자가 ‘좋지 않다’는 대상자보다 자아통합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은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는 경제상태(F=6.27, p=.002), 주관적 건강상태(F=3.54, p=.031)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경제상태가 ‘상’인 대상자가 ‘중’, ‘하’인 대상자보다,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다’고 인식한 대상자가 ‘좋지 않다’는 대상자보다 연명치료중단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4).
4. 대상자의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과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간의 상관관계
자아통합감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r=.34, p<.001)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으며,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는 자아통합감(r=.29, p<.001),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r=.33, p<.001)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5).
5. 대상자의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이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
일반적 특성 중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차이를 보인 경제상태, 주관적 건강상태를 Dummy변수로 전환하여 포함하고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을 독립변수로 투입하여 단계적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투입된 독립변수들의 다중공선성을 분산팽창계수(Variance Inflation Factor, VIF)로 검토한 결과, 모두 1.03~1.14로 기준치인 1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Durbin-Watson값은 1.88로 2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나 인접한 오차항의 독립성도 확인되었다. 분석 결과,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대한 유의한 설명력을 보인 요인은 경제상태 ‘상’(β=.21, p=.005), 자아통합감(β=.18, p=.026),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β=.24, p=.002)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모형의 설명력은 17.1%로 나타났다(F=11.57, p<.001)(Table 6).
논 의
본 연구는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정도를 파악하고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이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시도되었다. 본 연구결과 대상자의 자아통합감은 평균평점 3.47점(5점 만점)으로 중간 이상의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노인을 대상으로 동일한 도구를 사용한 Kim과 Kang [25]의 3.45점과 비슷하며, Kim [22]의 연구에서의 3.25점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는 노인의 교육 정도와 건강상태 인식이 자아통합감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 점[22]에 비추어 볼 때, 본 연구대상자가 노인복지회관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노인들로 선행연구[22]의 대상자보다 학력수준과 건강상태 인식이 다소 높은 것과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하위요소에서는 지혜로운 삶, 죽음에 대한 수용 순으로 높은 반면, 노령에 대한 수용, 지나온 일생에 대한 수용이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자아통합감의 하위요소에 대한 선행연구가 많지 않아 비교가 어려우므로 추후 하위요인을 면밀히 분석하는 연구가 시행되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세부화된 중재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노년기의 신체적, 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노인이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적극적으로 재발견하고 능력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므로[26] 노인이 가진 다양한 경험이나 기술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여가 및 봉사 등의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노인의 의견과 요구를 반영한 체계적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노인의 긍정적인 생활방식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인이 지나온 일생에 대해 스스로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과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회상 프로그램[7] 활용이 필요하겠다. 본 연구에서 대상자의 자아통합감은 배우자나 다른 가족과 동거하는 노인이 독거노인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선행연구[22]와 유사한 결과이다. 최근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독거노인의 가족 지지원 상실로 인해 초래되는 정서, 심리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중재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경제수준이 ‘상’인 대상자가 ‘하’인 대상자에 비해, 보통 이상의 건강상태 인식을 가진 노인이 낮은 건강상태 인식을 가진 노인에 비해 자아통합감 수준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경제수준과 주관적 건강상태가 자아통합감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며[22,25], 질병이 있는 노인이 질병이 없는 노인에 비해 자아통합감이 높게 나타난 선행연구[9]를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그러므로 지역사회 노인의 신체기능과 일생생활 독립성 등을 면밀히 파악하여 저소득층 허약노인의 건강상태 개선을 위한 지원과 일상생활수행능력의 독립성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제공이 더욱 필요하겠다. 또한 노인의 전반적 신체기능을 단계적으로 평가하여 노인의 체력 및 감각기능을 증진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 및 운동중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본 연구결과 대상자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은 평균평점 5.36점(0~9점), 0.6점(0~1점)으로 정답률의 백분율 환산 평균은 59.6점이었다. 이는 동일한 도구로 국내 노인을 대상으로 2011년에 조사한 연구[14]의 3.69점(0~9점)보다 높으며, 2016년에 조사한 연구[27]의 5.83점(0~9점)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죽음에 대한 개념과 의식 변화 및 존엄사 관련 논쟁이 지속되었던 사회 흐름과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지역사회 노인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을 측정한 연구가 매우 부족하므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관련 교육에 선행하여 노인의 지식수준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볼 필요가 있겠다. 9개 항목의 정답률에서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려면 반드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의료결정 대리인을 한 번 지정하면 변경할 수 없다’의 항목이 각각 34.8%, 40.0%로 가장 낮은 정답률을 보였는데, 이는 선행연구[14,18]와 유사한 결과이다. 또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이 연령, 질병상태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으므로[14,18],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수준에 대한 인구학적 및 질병 관련 특성별 차이를 분석하여 노인에게 적합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전략이 필요한 시점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대상자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정도는 평균평점 3.45점(5점 만점)으로 중간 수준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사회 노인의 3.90점[17]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나, 혈액투석 환자 3.22점[18], 간호사 3.36점, 의사 3.30점[19]보다 높아 연명치료중단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노인의 84.9%가 사전의료의향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며[13], 노인의 58.2%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의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난 선행연구[27]를 일부 지지하는 결과이다. 또한 한국사회에서의 좋은 죽음은 ‘무의미한 삶의 연장 피하기’, ‘존엄성’의 속성을 포함한다는 분석[28]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그러나 노인의 연명치료에 대한 태도는 인구학적 특성과 상황에 따라 매우 상이하며[11], 노인은 연명치료를 결정함에 있어 자신의 의지를 가장 중요시하는 점[2]을 감안할 때, 한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연명치료 태도의 유형별 특성을 이해하여 죽음과 임종기 치료에 대한 노인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맞춤형 중재노력이 필요한 시점으로 사료된다. 또한 연명치료에 대한 의료인과 일반인의 태도 또한 차이가 있으므로[20], 의료인 등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환자의 의사가 존중받는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 스스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대상자의 경제수준이 ‘상’ 인 노인이 ‘중’, ‘하’ 인 노인에 비해 연명치료중단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수입이 높을수록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이라는 선행연구[18]와 유사한 결과이다. 그러나 이는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재정만족이 낮은 노인이 연명치료중단 의사가 높게 나타난 결과[12]와 상이하다. 이는 노인이 재정적 부담과 가족에 대한 부담을 피하기 위해 연명치료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11]를 고려할 때, 추후 저소득층 노인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고, 경제수준이 노인의 연명치료중단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심층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경제적 취약층의 회피적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사료된다. 그리고 주관적 건강상태를 양호하다고 인식하는 노인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노인에 비해 연명치료중단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쁜 노인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의도가 유의하게 낮게 나타난 결과[27]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 따라서 경제수준이 낮고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쁜 노인을 대상으로 연명치료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연명의료결정이 가족과 치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전략 및 프로그램 마련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자아통합감은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와 정적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높은 삶의 만족도가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자기결정 태도 향상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 선행결과[11]와 유사하다. 그러나 저소득층노인을 대상으로 한 Yoon과 Kim의 연구[12]에서 본인의 삶이 무가치하다고 느낄 때 연명치료중단에 대해 허용적인 태도를 보인 결과와는 상반된 결과이다. 즉, 죽음에 대한 불안 증가와 삶의 연장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연명치료중단에 긍정적 반응을 한다는 점[11]을 감안할 때, 추후 연구에서는 두 개념의 상관관계 및 영향을 규명하는 연구를 보다 심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리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은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와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는데, 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18]와 일치하는 것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홍보 및 교육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재차 시사하는 결과이다.
본 연구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 경제수준 ‘상’, 자아통합감 순으로 노인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확인되었으며, 노인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를 17.1% 로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관련 정보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의 예측요인이며[15],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명치료중단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의 심폐소생술 금지(Do-Not-Resuscitate, DNR) 시행의지가 향상된 선행연구[16]와 일맥상통하는 결과이다. 2019년 현재 국내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은 총 371개(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 지사 및 출장소 활동 포함)이며, 사회관계망 서비스 및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활용한 홍보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29]. 그러나 노인은 등록기관 방문이 어렵고 온라인 홍보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하므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생활밀착형 매체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노인이 주로 이용하는 생활시설에서의 오프라인 캠페인 및 상담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노인을 대상으로 한 죽음준비 교육이 죽음수용의 주요 영향요인인 점을 고려할 때[9], 유서작성, 임종노트, 생전 장례 등의 체계화된 죽음준비활동 프로그램 및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활성화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병행되어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죽음준비 교육을 위한 전문강사 양성 등의 지역사회 기반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구축하며 관리체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행정적, 제도적 지원이 확대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본 연구대상자의 자아통합감이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나타난 결과는 노인의 높은 수준의 자아통합감이 죽음불안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7], 노인의 삶의 만족도가 긍정적인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형성을 설명하는 요인으로 나타난 선행연구[10,11]를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최근 인간다운 죽음,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인식과 생명의 자기결정권이 부각되는 현실에서 노인의 자아통합감을 강화시키며 의미 있는 삶의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교육적,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 노인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일개 시 노인복지회관에 등록된 노인을 대상으로 편의모집을 하였기 때문에 모든 노인에게는 일반화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이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시도되었다. 연구결과, 자아통합감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으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은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자아통합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 경제수준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어 이들 변수가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를 개선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 개선을 위해 노인의 자아통합감을 고양시키기 위한 교육과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련 제도 및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확인되었다. 또한 노인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과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고 체계화된 죽음준비 활동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노인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선행변인에 대한 연구를 제언한다. 둘째, 노인의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태도와 자아통합감의 하부요인 간의 상관관계 및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것을 제언한다. 셋째, 노인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지식 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