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1. 연구의 필요성
전 세계적으로 기대수명의 연장과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1]. 특히 우리나라는 2026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며[2],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독거노인의 비율도 2000년 16.0%에서 2022년 19.5%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3]. UN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 중 약 14.1%가 혼자 거주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3]. 1인 가구의 일반화는 독거노인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들의 특성과 요구에 대한 맞춤형 대응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1].
독거노인은 동거 노인과는 다른 웰다잉 환경과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들은 신체적, 정서적,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사회적 고립과 돌봄 체계 부재 속에서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독특한 제약을 경험한다[4]. 가족 돌봄 체계의 부재, 응급상황 시 도움의 한계, 사회적 연결망의 부족 등은 독거노인이 겪는 구조적 어려움이며[5], 이는 가족의 존재를 전제로 한 기존 웰다잉 연구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조건이다.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독거노인의 고립감을 심화시켜 우울증과 고독사 위험을 더욱 증가시켰다[5,6]. 실제로 독거노인의 자살률은 동거노인보다 2배 이상 높고[7], 고독사는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의 극복’과 ‘존엄한 죽음의 보장’은 독거노인의 웰다잉 개념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5].
하지만 모든 독거노인이 동일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자발적으로 독거를 선택하고, 독립적인 삶을 유지하며 건강관리나 사회적 관계 유지에 적극적인 노인들도 증가하고 있다[3,8]. 이처럼 자발적 독거와 비자발적 독거에 따라 웰다잉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는 차이가 존재하며, 이를 구분하여 고찰할 필요가 있다. 독거노인 집단은 삶의 형태와 가치관 면에서 이질적이며, 이를 동일한 특성을 가진 집단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웰다잉은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국한되지 않으며, 신체적·정서적·사회적·영적 측면을 아우르는 총체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9]. 최근에는 ‘웰빙(well-being)’과의 연계 속에서 ‘잘 살고 잘 마무리하는 삶의 전 과정’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10]. Erikson [11]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과 Tornstam [12]의 노년 초월(Gerotranscendence) 이론에 따르면, 노년기는 죽음을 직면하고 수용하며 자아 통합을 이루는 중요한 발달 과업의 시기이다. 그러나 독거노인은 이러한 발달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지지체계의 부족, 일상생활 유지의 어려움, 의료접근성의 제한 등 독특한 환경적 제약을 경험한다. 이는 ‘가족 지원’을 전제로 한 기존의 웰다잉 개념 틀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며, ‘독거’라는 조건이 웰다잉 개념의 변형이나 확장을 필요로 하는 이론적 근거가 된다.
지금까지 웰다잉 연구는 대부분 가족 지지를 전제로 한 암 환자[13]나 동거 가족이 있는 일반 노인을 대상으로 수행되어왔다[14,15]. 이로 인해 독거노인이 직면하는 ‘혼자서의 죽음 준비’, ‘자립적 죽음 계획 수립’, ‘비혈연 중심의 사회적 연결망 재구축’ 등의 고유한 과제를 충분히 다루지 못하였다[15]. 또한 기존의 웰다잉 측정 도구는 주로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것을 수정하여 사용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독거노인의 생활환경이나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15]. 더불어 ‘좋은 죽음’, ‘dying well’, ‘품위 있는 죽음’ 등의 다양한 용어가 혼용되며, 독거노인의 웰다잉 개념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속성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16]. 이러한 개념적 공백은 독거노인을 위한 맞춤형 웰다잉 서비스와 프로그램 개발의 이론적 기반 마련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1인 가구 노인이 급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은 학술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다. 본 연구는 독거노인의 웰다잉 개념이 기존과는 다른 속성들(예, 자립적 죽음 준비, 고독사 두려움 극복, 비혈연 기반의 사회적 연결망 재구축, 자율적 의사결정 등)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실증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독거노인의 삶의 질 향상과 죽음 준비를 지원할 수 있는 특화된 웰다잉 프로그램과 정책, 그리고 측정도구 개발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Schwartz-Barcott과 Kim [17]의 혼종모형을 적용하여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명확히 정의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문헌 고찰과 현장 조사를 병행하고, 기존의 일반적 웰다잉 개념과 비교하여 독거노인에게 특화된 개념을 도출한다. 아울러 도출된 속성들을 비교·통합함으로써 간호 실무와 연구에 적용 가능한 핵심 차원, 주요 속성, 지표를 규명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Ethic statements: This study was approved by the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of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IRB No. 202212-SB-184-01). Informed consent was obtained from the participants.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Schwartz-Barcott과 Kim [17]의 혼종모형을 활용하여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 개념을 분석하는 연구이다. 혼종모형은 이론적 단계(theoretical phase), 현장 단계(fieldwork phase), 최종 분석 단계(final analytical phase)로 구성되며, 각 단계의 결과가 순환적으로 상호 영향을 주며 개념을 정교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위해 세 단계를 순환적으로 수행하여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도출하고자 한다.
2. 자료수집 및 분석
1) 이론적 단계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개념과 속성을 도출하기 위해 사전적 정의와 국내외 관련 문헌을 광범위하게 검토하였다. 웰다잉 개념과 관련된 문헌을 대상으로 하였다. 국외 문헌의 경우 CINAHL, Embase, PubMed, PsycINFO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였고 국내 문헌의 경우 한국학술정보(Koreanstudies Information Service System, KISS), DBpia, 국가전자도서관(National Digital Science Library, NDSL), 한국교육학술정보원(Research Information Sharing Service, RISS), 국회도서관을 통해 검색하였다. 검색어는 국내 문헌은 ‘독거노인’, ‘웰다잉’, ‘Dying well’, ‘좋은 죽음’, ‘편안한 죽음’, ‘존엄한 죽음’ 등을 사용하였고, 국외 문헌의 경우 노인은 ‘Elderly’, ‘Aging’, ‘Aged’, ‘Elderly people’, ‘80 years’와 독거를 의미하는 ‘Living alone’, ‘Independent Living’, ‘Single Person’, ‘One-person households’를 조합하여 검색하였다. 웰다잉을 위한 검색어로 ‘Well-dying’, ‘Dying well’, ‘Good death’, ‘Successful dying’, ‘Death with dignity’를 이용하였다. 검색 결과 총 1,020편의 문헌이 검색되었으며, 중복 자료를 제거한 후 제목과 초록을 검토하여 연구 목적에 부합하는 13편을 최종 선정하였다. 선정 기준은 (1) 독거노인의 웰다잉 인식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할 것, (2) 한국어나 영어로 작성된 논문일 것이며, 제외 기준은 (1) 웰다잉과 무관한 일반적 노인복지·죽음 관련 연구, (2) 학술적 근거가 불충분한 단순 보고·기사였다(Figure 1).
2) 현장 작업 단계
현장 작업 단계에서는 지역사회 거주하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하여 이들의 실제 경험과 인식을 탐색함으로써 이론적 단계에서 도출된 웰다잉 개념의 속성을 검증하고 정교화하였다.
(1) 연구 참여자 선정
현장 작업을 위한 연구 참여자는 목적 표집(purposive sampling)과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 방법을 통해 선정하였다. 참여자 선정 기준은 1)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2) 타인과 가계를 형성하지 않고 혼자 생활하는 자, 3) 정신적 및 인지적 기능이 온전한 자, 4)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는 자, 5) 연구 목적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에 동의한 자로 하였다. 대상자의 결혼상태, 독거 기간 및 사유, 종교, 경제 수준, 건강 상태, 사회활동 등 다양한 요인을 포함한 개인적 특성을 탐색하였다. 이론적 포화를 달성하고 자료의 풍부성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50명 이상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 대상자를 접촉하였으며 그 중 12명이 연구 참여에 동의하였다.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2) 자료수집방법
본 연구는 자료수집 전 충남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 승인을 받고 진행하였다(IRB 202212-SB-184-01). 자료수집은 2023년 5월부터 8월까지 진행되었다. 연구자는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절차, 언제든지 연구 참여를 철회할 수 있는 권리, 수집된 자료의 관리 및 폐기 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으며, 이후 연구 참여에 대한 자발적인 의사를 확인하고 서면 동의서를 받았다. 초기 참여자는 지역사회센터와 연구자의 기존 네트워크를 통해 모집되었으며, 이후 눈덩이식 표집 방법으로 추가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각 참여자와의 면담은 30~60분 정도 소요되었다. 자료 분석 결과에 따라 필요시 동일한 참여자와 후속 면담을 추가로 실시하였으며, 이때 이전 면담 내용을 참여자에게 재확인받아 내용의 정확성과 해석의 적절성을 검증하였다.
면담 질문은 이론적 단계에서 수행한 포괄적 문헌고찰 결과를 바탕으로 구성하였고, 질적 연구 경험이 풍부한 박사급 연구자 3인의 검토를 받았다. 주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① “죽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② “웰다잉(좋은 죽음)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③ “잘 죽는다는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④ “웰다잉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⑤ “귀하의 죽음 이후는 어떠했으면 하시나요?”
자료는 연구자 1인이 반구조화된 심층 면담을 통해 수집하였으며, 모든 면담은 참여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녹음하였다. 또한 면담 과정에서 연구자는 현장 노트를 사용하여 언어적 표현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 몸짓, 억양, 시선, 정서적 반응 등 비언어적 요소도 자세히 관찰하여 기록하였다. 녹음된 면담자료는 연구자가 면담 후 24시간 이내에 전사하였으며, 두 명의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전사본을 교차 검토하여 분석의 신뢰도를 확보하였다.
(3) 자료 분석
본 연구는 질적 연구 보고 통합 기준인 COREQ (Consolidated Criteria for Reporting Qualitative Research) 지침(https://www.equator-network.org/reporting-guidelines/coreq/) [18]을 준수하였으며, 질적 내용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은 주 연구자 1명과 경험 있는 공동 연구자 2명이 각자 독립적으로 자료를 분석한 후 결과를 비교, 검토하여 합의점을 도출하였다. 의견 불일치 시에는 서로 협의를 통해 최종결정하였다. 분석은 연역적 접근을 기본으로 하되, 기존 이론 틀에 포섭되지 않는 의미 단위에 대해서는 개방(open) 코딩을 적용하여 새로운 범주를 구성하였다. 현장 작업단계에서 도출된 결과를 ‘죽음 준비’와 ‘죽음’ 영역으로 분류하여 이론적 단계의 기존 속성들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속성의 타당성 재확인, 수정 또는 정교화를 수행하였다.
연구결과
1. 이론적 단계
1)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사전적 의미
표준국어대사전[19]에서는 독거노인을 ‘가족 없이 혼자 살아가는 노인’으로 정의하고 있다. 웰다잉(well-dying)은 ‘well (잘, 건강하게)’과 ‘dying (죽음)’이 결합한 신조어로, 우리말샘 사전에서는 이를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일’로 정의한다[20]. 또한, 웰다잉은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의미하며, 이는 자신의 죽음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본인뿐만 아니라 남겨질 가족에게도 유익하다는 사회적 인식의 확산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Oxford English Dictionary는 well-dying을 ‘용기와 평정심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상의 사전적 의미를 종합하면,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은 ‘가족 없이 살아온 삶을 스스로 정리하고,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문헌 고찰 결과,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은 ‘죽음 준비’와 ‘죽음’으로 구분된다. 이를 바탕으로 이론적 단계에서 도출된 작업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죽음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현재의 삶을 독립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며, 타인과 만족스러운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주체적으로 준비하여, 편안하고 고독하지 않은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2)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속성
문헌 고찰 과정에서 도출된 독거노인의 웰다잉 속성은 총 10개로, 다음과 같이 두 영역으로 분류된다.
첫째, ‘죽음 준비’ 영역에는 5가지 속성이 포함된다. 1) ‘건강한 삶’은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최소화하고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2) ‘독립성을 유지하는 삶’은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자율적 생활을 지향하며, 3) ‘긍정적 죽음 수용’은 죽음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태도를 나타낸다. 4) ‘타인과의 최적의 관계 유지’는 의미 있는 타인과의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며, 5) ‘준비하는 죽음’은 죽음에 대한 심리적·실질적 준비를 포함한다.
두 번째, ‘죽음’ 영역에는 5가지 속성이 포함된다. 1) ‘편안한 죽음’은 고통 없는 평화로운 죽음을 추구하며, 2) ‘존엄한 죽음’은 홀로 죽지 않기를 바라는 희망을 반영한다. 3) ‘남김 없는 사후 정리’는 물질적 흔적을 최소화하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지향하며, 4) ‘주체적인 죽음’은 죽음 과정에서의 자기 결정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5) ‘사후 관행과 의식 활동’은 영적 연속성과 관계적 차원을 반영한다. 이러한 속성들은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다차원적 특성을 보여주며, 향후 현장 연구 단계의 분석적 기반을 제공한다.
3) 이론적 단계에서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선행요인과 결과
웰다잉은 UN이 정의한 ‘소생할 수 없는 삶의 영원한 종말’이라는 불가역적 특성이 있는 죽음을 다루는 개념으로, 그 본질적 특성상 속성과 결과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설정하기에 개념적 한계가 있다. 본 연구는 이론적 단계에서 확인된 문헌을 바탕으로 선행요인과 속성 간의 관계성을 구조화하였다(Figure 2).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선행요인은 다차원적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인구학적 특성(성별, 연령, 교육 수준, 종교, 경제 수준), 건강 상태, 독거의 맥락적 요인(독거 이유 및 기간), 간접적 죽음 경험, 그리고 사회적 관계망이 주요 선행요인으로 도출되었다. 이러한 요인들은 독거노인의 웰다잉 인식 형성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웰다잉은 단순히 생물학적 죽음의 순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체적 질과 과정을 포괄하는 통합적 개념이다. 이론적 분석에 따르면, 웰다잉의 개념적 수용과 실천은 삶의 질 향상, 성공적 노화 촉진, 생활 만족도 증진이라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죽음을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는 현재의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드는 역설적 효과를 가져온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웰다잉의 죽음 준비 영역 속성인 ‘건강한 삶’, ‘독립성 유지하는 삶’, ‘긍정적 죽음 수용’, ‘타인과의 최적의 관계 유지’, ‘준비하는 죽음’은 죽음을 직시함으로써 발현되는 결과적 특성을 보인다. 이는 웰다잉의 개념이 지닌 순환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죽음 준비 과정이 궁극적으로 죽음의 질로 연결되는 연속적 관계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죽음과 삶이 분리될 수 없는 순환적 관계에 있음을 이론적으로 지지하며, 웰다잉의 본질은 ‘잘 죽는 것이 곧 잘 사는 것’이며, 역으로 ‘잘 사는 것이 결국 잘 죽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는 독거노인의 웰다잉을 위한 개입 전략이 죽음 자체뿐만 아니라 삶의 질적 측면에도 동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함을 시사하는 중요한 이론적 함의를 제공한다.
4) 이론적 단계에서 확인된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작업적 정의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작업적 정의는 ‘죽음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현재의 삶을 독립적이고 건강하게 살아가며 타인과 만족스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자신의 죽음을 주체적으로 준비하여 편안하고 고독하지 않은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5) 관련 용어
웰다잉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좋은 죽음, 죽음에 대한 태도, 존엄사, 안락사 등의 개념과 관련되며, 각 용어는 맥락과 상황에 따라 차별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좋은 죽음’은 웰다잉의 전신 개념으로,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서구 사회에서는 주로 안락사와 동의어로 사용되었다[21]. 이후 1983년에 O’Neil [22]이 처음으로 좋은 죽음을 ‘적절한 임종 시기, 통제 가능성, 도덕적 원칙 준수, 논리적인 죽음 방식’이라고 정의하였고, 1988년에 Weisman [23]은 고통의 최소화와 존엄성 유지를 강조하였다. 좋은 죽음의 원칙으로 임종 준비와 관련된 12가지 요소가 제시되었으며, 이는 죽음의 질을 포함하여 삶을 완성하는 개념으로 발전되었다[24].
2000년대 이후 웰빙 문화의 확산과 함께 웰다잉 개념이 등장하였고, 학문적으로는 좋은 죽음과 유사한 개념으로 수용되고 있다[16]. 웰다잉은 죽음을 단순히 회피하거나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주체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으로 인식되며 자율성, 통제감, 관계 정리, 가치 존중 등의 속성을 포함한다[21]. ‘안락사’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인위적인 생명 종료를 의미하며, ‘존엄사’는 임종이 임박한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을 포함한 인간다운 죽음 실현을 지향하며[25], 한국의 연명의료 결정 제도와 유사하다. 국가별 제도 차이가 존재하는데, 예를 들어 미국 오리건주의 Death with Dignity Act는 의사 조력 자살을 포함하나, 일본의 자연사법(Natural Death Act)은 안락사를 배제한 자연사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죽음에 대한 태도’는 죽음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개인의 심리적·정서적 준비 상태를 의미하며, 웰다잉 실천의 내면적 기반이 된다[26].
결론적으로, 웰다잉은 이러한 관련 개념을 포괄하며, 삶의 연장선상에서 죽음을 의미 있게 준비하고 마무리하려는 인간의 바람을 반영하는 총체적 개념으로 정의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개념을 독거노인의 삶의 맥락에 기반하여 구체화하고자 하였다.
2. 현장 작업 단계에서 나타난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에 대한 영역과 속성
현장 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은 ‘죽음 준비’와 ‘죽음’의 두 개 영역에서 총 11개 속성이 확인되었다(Table 2).
1) 죽음 준비의 영역
죽음 준비 영역에서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은 건강, 독립성, 의미, 긍정적 수용, 관계, 사회적 유산, 그리고 준비의 측면에서 삶의 질을 높이며, 책임 있는 태도로 자신의 삶과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러한 인식은 독거노인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성과 의미를 추구하며 살기를 바란다는 점을 보여준다.
(1) 건강한 삶(healthy life)
‘건강한 삶’ 속성에는 ‘자신의 건강 잘 챙기기’와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가기’의 두 가지 하위속성이 포함되었다. 독거노인들은 좋은 죽음을 ‘오래(예, 99세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생을 마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이는 단순한 장수보다 질적으로 건강한 삶의 지속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독거노인들에 있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이며,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일주일에 수요일은 병원 가는 날이야. 다른 날은 스케줄 다 잡아 놓고 수요일마다 병원 가서 이것저것 검사도 해요. 난 진짜 죽을 때까지 내가 좀 움직이다가 진짜 아프지 않고 죽었으면 좋겠어요.” (참여자10)
“진짜 구구팔팔이라고 하잖아요. 계속 건강할 수는 없으니까 남 신세지거나 남의 손 빌리지 않고 조금 앓다 죽었으면 좋겠어요.” (참여자11)
(2) 독립적인 삶(independent life)
‘독립적인 삶’의 속성은 ‘경제적·정신적·신체적으로 자립하는 삶’과 ‘가족과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의 두 가지 핵심 측면으로 구성된다. 독거노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고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며 타인에 의존하지 않고 생활하려는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독거노인이 말하는 ‘독립적인 삶’은 단순히 신체적 건강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적 자립과 정신적 자유, 그리고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는 것을 포함한다. 이는 자신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도 가족 및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균형 잡힌 시각을 나타낸다.
“편안하게 그냥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고 경제적인 면이나 건강도 웬만하고 그러면 그게 편하고 행복한 거 아니겠어요?” (참여자11)
“후손들한테 부담 안 주고 죽는 게 제일 좋죠. 사촌들이나 친척들한테 부담 주기 싫고 그러니까 그냥 혼자 그냥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참여자12)
(3) 의미 있는 삶(meaningful life)
‘의미 있는 삶’의 속성에는 ‘삶에 의미 부여하기’와 ‘현재 삶에 충실하게 살기’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독거노인들에게 웰다잉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일상에서 만족감과 성취감을 경험하는 과정으로 나타났다. 이는 웰다잉이 단지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넘어 현재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즉, 독거노인들에게 있어 의미 있는 죽음은 곧 의미 있는 삶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나 바빠요. 아코디언도 배우러 다녀야지, 음악 봉사 가야지, 복지관 가야지, 자식들 만날 시간도 없어요. 이제 여유 많으니까 내가 배우고 싶었던 거, 하고 싶었던 거 하는 거 하고 다녀요.” (참여자3)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 때문에 행복해요. 오늘 최선을 다하고 오늘이 지나가면 내일은 미련이 없이 살아가는 게 최고 좋다고 생각해요.” (참여자12)
(4) 긍정적인 죽음 수용(positive death acceptance)
‘긍정적 죽음 수용’의 속성은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와 ‘수명이 다하는 자연스러운 죽음’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들은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자연스러운 마무리 과정으로 인식하며,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웰다잉의 중요한 요소로 여겼다. 이처럼 죽음을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관점은 부정적인 두려움보다 생명의 순환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독거노인의 웰다잉 개념에서 중요한 부분임을 보여준다.
“나는 지금 당장 죽음이 와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순환되는 거지. 가는 사람도 있고 그러면 후세가 또 태어나고 이렇게 순리대로 살아가는 거지.” (참여자1)
“살 만큼 살았잖아. 70년 훨씬 넘게 살았으면 많이 살았다 이거지.” (참여자5)
(5) 마지막까지 최적의 관계 유지(maintain optimal relationships until the end)
‘마지막까지 최적의 관계 유지’의 속성은 ‘부모로서 도리를 다하기’와 ‘공동체 참여 활동하기’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들에게 좋은 죽음은 자녀가 잘되는 모습을 보며 부모의 책임을 다하는 것,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과 공동체 활동을 통해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는 혼자 살아도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지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또한, 독거노인들이 외로움을 극복하고 사회와 계속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것이 웰다잉의 핵심 요소임을 시사한다.
“아들에게 인연이 생기기를 기도하고, 진짜 그거 끝나면 나 편하게 가게 해달라고 해야 하는데 그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니까 그 기도는 아직 못하고 있어요. 아들만 장가보내고 가면 좋겠어요.” (참여자12)
“여기 다 홀로 사는 노인이여, 여기 나와서 일하고 끝나고 사람들이랑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하지.” (참여자4)
(6) 사회적 유산을 남기는 죽음(death that leaves a social legacy)
‘사회적 유산을 남기는 죽음’의 속성은 ‘자식을 위해 남기고 싶은 유산’과 ‘선행을 베풀고 떠나기’의 두 가지 측면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들은 단순히 재산을 남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족 안에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봉사와 선행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을 웰다잉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독거노인들이 자신의 죽음 이후에도 가족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계속 미치기를 바라며, 자신의 삶이 의미 있게 기억되기를 원하는 마음을 반영한다.
“죽어서 보험금 나오면 자식들한테 주고 가고 싶어.” (참여자8)
“내 욕심만 부리지 말고 두루두루 이렇게 내 주위 사람들이 편하게 좀 이렇게 하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아요. 결론은 내 주위 사람들이 편해야 나도 좋은 거더라고요.” (참여자1)
(7) 준비하는 죽음(preparing for death)
‘준비하는 죽음’의 속성은 ‘죽음에 대해 구체적 준비하기’와 ‘사후 장례와 종교적 지지를 위한 위패 모셔두기’로 분류되었다. 독거노인들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장례 절차와 사후 관리 등을 철저히 준비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독거노인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주체성을 갖고 준비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요번에 저기 프로필 사진을 찍었거든요. 근데 거기서 사진이 예쁘게 나왔어. 그래서 내가 애들한테 영정사진은 저걸로 해라! 라고 했어요. 그렇게 하고서는 내가 지금 아코디언 치고 있잖아. 그 녹음한 거 음악을 장례식장에서 은은하게 깔아놓으면 괜찮겠다.” (참여자10)
“절에 내 위패 모셔 놓고 매달 가고 있어요. 특별한 날 있으면 또 가고 이제 더 자주 가야지.” (참여자9)
2) 죽음의 영역
현장 작업 단계에서 도출된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죽음의 영역’에서는 총 4가지 속성이 확인되었다. 이는 ‘편안한 죽음’, ‘존엄한 죽음’, ‘남김 없는 사후 정리’, ‘주체적인 죽음’으로 분류되었다.
(1) 편안한 죽음(comfortable death)
‘편안한 죽음’ 속성은 ‘고통 없이 살다 가기’, ‘익숙한 장소에서의 죽음’, ‘편안한 마지막 모습에 대한 소망’이라는 3가지 주제로 분류되었다. 독거노인들은 좋은 죽음을 오랜 질병이나 심한 신체적 고통 없이 평화롭게 맞이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특히 병원보다는 자기 집과 같이 친숙하고 안정감을 주는 환경에서 잠들 듯 자연스럽게 생을 마감하기를 소망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독거노인들에게 웰다잉이란 단순히 신체적 편안함을 넘어 두려움과 정서적 불안 없이 정신적으로도 평온한 상태에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많이 아프지 않고 잠자듯이 그냥 어느 순간에 그냥 딱 멈춰지는 게, 그런 게 좋은 죽음 아닐까요?” (참여자8)
“집에서 죽으면 더 좋겠지만 번거로우니까. 마지막에 병원은 가야지.” (참여자10)
“노인네들은 다 자다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잖아. 잠들었다가 안 깨고 그냥 죽고 싶다고는 하는데 그거는 복이지 그건 복 타고나야지.” (참여자11)
(2) 존엄한 죽음(dignified death)
‘존엄한 죽음’의 속성은 ‘혼자 죽고 싶지 않은 마음’과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분류되었다. 독거노인은 의미 있는 사람들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고, 고독사로 인해 사후 흉한 모습으로 발견되지 않는 죽음이 웰다잉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과 ‘발견 지연’ 회피 욕구가 반복 진술되었으며, 이는 자택 안전망 구축·관계 유지 등 구체적 실행으로 연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독거노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고독사’ 문제와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다.
“가족도 못 보고 그래도 죽기 전에는 자식들도 좀 보고 해야지…. 가는 길이 너무 외롭잖아~.” (참여자8)
“너무 늦게나 발견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무 흉측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이대로 안 아프고 편안하게 갔으면 좋겠어요.” (참여자1)
(3) 남김 없는 사후 정리(clean up after the fact)
‘남김 없는 사후 정리’의 속성에는 ‘남김 없는 생의 마감을 위한 화장’으로 분류되었다. 독거노인들은 후손들의 묘지 관리 부담을 염두에 두고 죽음 이후에도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화장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는 현대 사회의 변화하는 장례문화와 독거노인의 가족관계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장례는 그냥 화장시켜서 뿌려 달라고 했어. 이제 앞으로는 다 그런 게 다 없어질 건데, 뭐.” (참여자9)
(4) 주체적인 죽음(self-determined death)
‘주체적인 죽음’의 속성은 ‘자신의 선택에 따른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과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것’으로 분류되었다. 독거노인들은 자기 삶의 주체로서 죽음까지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 하며, 기계 장치에 의존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 않는 것을 웰다잉으로 인식하였다. 특히 이러한 자기결정 의지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유언·장례 계획 등 구체적인 제도적 경로를 통해 실행하려는 적극적 행동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거노인의 자율성과 자기결정권에 대한 강한 욕구를 반영하며, 현대 의료환경에서 웰다잉 논의의 핵심적 측면을 보여준다.
“난 자식도 없고… 조카들이나 나라에 부담 주기도 싫고… 흔적도 없이 조용히 떠나고 싶어요.” (참여자12)
“연명치료 안 하기로 난 진작에 해 놨어, 사진도 찍어 놨고요.” (참여자7)
이러한 현장 작업 단계의 결과는 실제 독거노인들의 경험과 인식을 통해 검증하고 확장한 것이다. 특히 ‘죽음의 영역’에서 도출된 4가지 속성은 독거노인의 웰다잉 인식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제공하며, 향후 노인 웰다잉 지원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3. 최종 분석단계에서 나타난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영역, 속성과 정의
1) 최종 분석된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영역과 속성
본 연구는 Schwartz-Barcott과 Kim [17]의 혼종 모형을 활용하여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 개념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이론적 단계와 현장 작업 단계에서 도출된 속성을 비교·분석하여 최종 결과를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속성은 ‘죽음 준비 영역’과 ‘죽음의 영역’이라는 두 범주로 분류되었으며, 총 11가지 속성이 확인되었다(Table 2).
이론적 단계와 현장 작업 단계 모두 동일한 두 범주가 도출되었으나 세부 속성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이론적 단계에서는 ‘죽음 준비 영역’에 5가지 속성이 확인되었으나, 현장 작업 단계에서는 ‘의미 있는 삶’과 ‘사회적 유산을 남기는 죽음’이 추가되어 7가지 속성이 도출되었다. ‘죽음의 영역’에서는 이론적 단계에서 5가지 속성이 도출되었으나, 현장 작업 단계에서는 ‘사후 관행과 의식 활동을 통한 영적 연결’이 제외된 4가지 속성만이 확인되었다.
최종 분석 결과, 죽음 준비 영역의 7가지 속성은 다음과 같이 정의되었다. 1) ‘건강한 삶’은 자신의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현장에서는 더 능동적인 건강관리의 의미가 강조되었다. 2) ‘독립적인 삶’은 경제적, 정신적, 신체적으로 자립하며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으로, 현장에서는 특히 경제적 자립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개념으로 나타났다. 3) ‘의미 있는 삶’은 현장 작업 단계에서 새롭게 도출된 속성으로, 자신의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선행을 실천하고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4) ‘긍정적 죽음 수용’은 죽음을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수명이 다하는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로, 두 단계 모두에서 공통으로 확인되었다.
5) ‘마지막까지 최적의 관계 유지’는 부모로서 해야 할 도리를 다하며 가족관계를 유지하고, 사회적 공동체에 참가하며 타인과 소통하는 것으로, 현장에서는 공동체 참여와 같은 사회적 관계가 더 강조되었다. 6) ‘사회적 유산을 남기는 죽음’은 현장 작업 단계에서 새롭게 발견된 속성으로, 자식을 위한 물질적, 정신적 유산과 타인에게 남기는 긍정적 영향을 포함한다. 7) ‘준비하는 죽음’은 자신의 죽음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장례 방식과 절차를 미리 정하는 등 죽음 준비의 실천적 측면을 반영한다.
죽음의 영역에서는 4가지 속성이 확인되었다. 1) ‘편안한 죽음’은 고통 없이 익숙한 장소에서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독거노인들은 마치 잠들듯 자연스러운 죽음을 소망하였다. 2) ‘존엄한 죽음’은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독거노인들은 특히 고독사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현하였다.
3) ‘남김 없는 사후 정리’는 사후 정리가 간편하도록 화장을 선호하며, 남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으로 깔끔한 생의 마무리를 중요시하였다. 4) ‘주체적인 죽음’은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죽음을 맞이하고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며, 죽음 과정에서 자기 결정권이 존중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은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 사후 처리 준비(장례, 유품, 주거 정리), 그리고 제도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예: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라는 3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되며, 이는 일반 노인층의 웰다잉 담론과는 구별되는 독거노인 특유의 개념적 속성임이 확인되었다(Table 3). 특히 주목할 점은, 이론적 단계에서는 ‘사후 관행과 의식 활동을 통한 영적 연결’이 하나의 속성으로 제시되었으나, 실제 현장 조사에서는 해당 요소가 나타나지 않아 최종 개념 구성에서는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독거노인의 웰다잉 인식에서 종교적·영적 요소보다 현실적이고 실존적인 문제가 보다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연구에서는 사후 의식이나 영적 연결성에 대한 인식을 보다 면밀히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결과는 독거노인의 웰다잉 인식이 단순히 죽음의 순간에 국한되지 않고, 삶의 질, 사회적 관계, 유산, 자기 결정권을 포함하는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개념임을 보여준다. 특히 현장 중심의 속성 확장은 웰다잉 개념의 실천적 의미를 강조하며, 독거노인들이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염원을 반영하고 있어 정책 및 돌봄 전략 수립에 실질적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논의
본 연구는 Schwartz-Barcott과 Kim [17]의 혼종모형을 적용하여,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은 ‘인생의 마지막까지 독립적으로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면서, 죽음을 자연의 일부로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주체적으로 구체적인 죽음 준비를 하여, 고독하지 않고 존엄하며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다. 이 정의에는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 사후 준비(장례·유품·주거 정리), 제도화된 자기결정권 행사(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가 핵심 구성 요소로 도출되었으며, 이는 일반 노인층의 웰다잉 개념과 구별되는 독거노인 특유의 속성이다(Table 3).
첫째, ‘편안한 죽음’, ‘존엄한 죽음’, ‘죽음의 긍정적 수용’, ‘마지막까지 관계 유지’는 일반노인과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속성이다. 그러나 독거노인의 경우, 가족 및 비공식 돌봄체계의 부재, 응급상황 시 구조 지연 등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이러한 속성들이 보다 절실하고 구체적인 실천 과제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존엄한 죽음’은 단순히 프라이버시나 의료적 지지 차원을 넘어서,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 준비로 확장되는 특성을 보였다. 이는 선행 연구[27]에서도 보고된 바와 같이, 독거노인의 삶의 맥락이 죽음에 대한 인식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둘째, 독거노인은 죽음을 단순히 삶의 종말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의미로 재해석하며, 이를 심리적으로 수용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인식은 Erikson [11]의 자아통합 개념과 Tornstam [12]의 노년 초월 이론과도 부합한다. 특히 죽음 수용은 단순한 태도를 넘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장례 방식 선택 등의 구체적 행동으로 실현되는 경향을 보였다.
셋째, ‘주체적 죽음’은 본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속성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명의료 중단과 같은 임상적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임종 환경과 장례방식 등 사후 처리에 대한 개인의 자율적 통제 욕구를 포괄한다. 독거노인은 가족의 지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유언장, 장례 계획 등 제도적 경로를 통한 자기결정을 웰다잉의 실현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었다(Table 3).
넷째, ‘남김 없는 사후 정리’는 독거노인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로, 죽음 이후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책임감 있는 태도로 나타났다. 생전 정리와 화장 선호는 전통적 가족 중심의 장례 문화와는 차별화된 경향으로, 약화된 가족관계를 전제로 한 개인의 사후 책임 강화를 반영한다. 이러한 태도는 웰다잉이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됨을 보여준다.
다섯째, 웰다잉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측면을 포함하는 총체적 개념으로 정의된다[9]. 본 연구에서는 특히 독거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자율성이라는 구조적 조건을 반영하여, 웰다잉을 ‘의미 유지 → 죽음 수용 → 자기결정 → 사후 대비’로 이어지는 연속적 과정으로 개념화하였다.
이에 따라 간호 중재는 단순한 질병관리 차원을 넘어, 의미 있는 관계 유지, 수용 촉진, 사전계획 지원, 사후 준비 지원을 아우르는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
여섯째, 국제 비교 관점에서 서구의 ‘good death, dying well’ 개념은 증상 관리, 사전의사결정, 가족과의 소통을 핵심 요소로 제시하며, 일본의 good death inventory는 가족 부담 최소화, 친숙한 장소에서의 임종, 사회적 조화를 중시하고 있다[28]. ‘고독사(lonely death)’는 개인의 사회적 고립, 공동체 돌봄의 부재, 사후 발견 지연 등의 사회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며, 독거노인의 웰다잉을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게 한다[29].
이에 비해 본 연구의 독거노인 웰다잉은 가족 및 상담자 부재 가능성을 전제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유언장, 장례, 유품, 주거 등 사후 처리의 제도화된 자기결정과 고독사 회피 욕구가 핵심으로 부각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미국 오리건주와 네덜란드의 ‘death with dignity’ 제도는 자율성과 통제를 법적으로 제도화하였으나 독거 상황에서 존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사회적 안전망까지는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30]. 이러한 비교 분석은 독거노인 대상 개입이 지역사회 기반 안부 확인 및 신속 발견 체계와 법적·행정적 사전 준비 지원을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함을 시사한다.
실무 및 정책적 시사점으로 지역사회 차원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및 작성 지원, 장례·유품·주거 정리 사전 계획 지원, 안부 확인 및 신속 발견 시스템 구축, 독거 웰다잉 전문인력 양성을 통합한 포괄적 접근이 요구된다. 성과 지표로는 사전의향서 등록 및 갱신율, 사후 발견 지연시간, 죽음 준비도 및 고독사 두려움 수준 변화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한편,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을 지닌다. 첫째,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표준화된 웰다잉 측정 도구가 개발되어 있지 않아 문헌 간 이질성과 방법론적 차이로 인해 개념 속성의 도출에 일정한 제약이 있었다. 둘째, 자료수집 과정에서 참여관찰이 배제되고 심층 면담에만 의존하여 실제 생활 맥락이나 비언어적 표현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셋째, 연구 참여자의 성별 구성에서 여성의 비율이 높아 남성 독거노인의 웰다잉 인식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였으며, 성별에 따른 개념 차이를 탐색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넷째, 특정 시점과 지역에 국한되어 연구가 수행됨에 따라 시간적 변화나 문화적·사회적 변인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였으며, 질적 연구의 특성상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제한점을 보완하기 위해 향후 연구에서는 독거노인의 특성과 삶의 맥락을 반영한 표준화된 웰다잉 측정 도구의 개발이 우선으로 필요하다. 또한 참여관찰을 포함한 다양한 질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여 더 입체적이고 심층적인 자료수집이 가능하게 해야 하며, 성별과 지역적 다양성을 고려한 표집과 종단적 설계를 통한 인식 변화 추적을 제안한다. 더 나아가 웰다잉 개념의 정의와 속성을 바탕으로 한 중재 프로그램의 효과 검증 연구가 요구된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Schwartz-Barcott과 Kim [17]의 혼종모형을 적용하여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 개념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이론적 단계에서의 문헌 고찰을 수행하고, 현장 조사 단계에서는 심층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최종 분석을 통해 개념의 속성과 구조를 도출하였다.
연구 결과, 독거노인이 인식하는 웰다잉은 ‘인생의 마지막까지 독립적으로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면서, 죽음을 자연의 일부로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주체적으로 구체적인 죽음 준비를 하여, 고독하지 않고 존엄하며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다. 연구 결과 독거노인의 웰다잉은 일반 노인과 공통된 속성(예: 죽음 수용, 존엄성, 관계 유지 등)을 공유하면서도, 독거 상황에서는 고독사 회피, 사후 처리 준비, 제도화된 자기결정이라는 속성이 핵심 요소로 부각되었다. 이는 기존의 웰다잉 개념을 1인 가구 증가와 초고령화 사회의 현실에 맞춰 확장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특히 독거노인의 삶의 맥락은 죽음 준비 방식과 인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웰다잉 개념에 대한 환경 기반의 재정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본 연구에서 도출된 두 영역과 11개 속성에 근거한 독거노인 웰다잉 측정 도구를 개발하고 신뢰도 및 타당도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지원, 장례·유품·주거 정리 등 사후 준비 프로그램, 고독사 예방을 위한 안부 확인 체계, 의미와 관계 유지를 위한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통합한 포괄적 웰다잉 지원 모델을 지역사회 중심으로 설계·운영해야 한다. 셋째, 지역사회 간호사, 노인복지사, 웰다잉 교육 전문가 간 협력 체계를 구성하고, 다기관 협업 모델을 제도화하여 지속 가능한 실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사전의향서 등록 및 갱신률, 고독사 관련 지표(예, 사후발견 지연시간), 죽음 준비도 및 고독사 두려움 수준의 변화 등을 핵심 성과 지표로 설정하여 중재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별과 지역적 다양성을 고려한 표집과 종단적 설계, 혼합연구방법론을 활용하여 웰다잉 인식의 시간적 변화와 맥락적 의미를 추적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