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

Self-rated Health of Frail Elders

Article information

J Korean Gerontol Nurs. 2015;17(2):98-107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5 August 31
doi : https://doi.org/10.17079/jkgn.2015.17.2.98
Graduate School, College of Nursing, Korea University, Seoul, Korea
김지현, 양화미, 강푸름, 최정은
고려대학교 간호대학 대학원
Corresponding author: Choi, Jung Eun  Korea University Anam Hospital, 73 Inchon-ro, Seongbuk-gu, Seoul 137-705, Korea.  Tel: +82-2-920-5631, Fax: +82-2-920-5631, E-mail: 99190@korea.ac.kr
Received 2015 June 11; Revised 2015 July 20; Accepted 2015 August 13.

Trans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experiences of frail elders regarding self-rated health.

Methods:

A qualitative descriptive method was used. Data were collected using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and filed notes from seven frail elders in South Korea. A phenomenological approach was used to analyze the data.

Results:

The study clarified one core theme, four compositional elements, and ten transformation of meaning units of frail elders regarding self-rated health. The core theme ‘Self-acceptance through the downward comparison’ encompassed the compositional elements of (a) Unpredictable body, (b) Acceptance of the situation, (c) Creating my own health baseline; and (d) Building supportive relationships.

Conclusion:

The results of this study provide valuable nursing knowledge for understanding the experiences of frail elders regarding self-rated health that will contribute to developing nursing intervention on their behalf.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허약은 생리학적으로는 특정 자극에 의해 변화된 항상성이 더디게 회복 되는 상태를 반영한 것이며 임상적으로는 신체활동, 기동성, 근력, 인지력 등이 지속적으로 감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1]. 노인에게 있어서 허약은 필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다기관에 걸쳐 생리적 기능이 저하 되는 노년 증후군의 하나이다[2]. 노인의 허약에 대한 정의는 연구자마다 다양하나 통상적으로 여러 계통에서 기능의 감소가 축적되어 기능적 예비력 감소와 적응력이 손상 되는 특징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며 경증 질병임에도 기능 수준이 독립적이지 못한 상태로 진행되거나 회복하지 못할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4]. 허약노인은 건강노인과 장애노인의 경계에 있는 인구집단으로, 사망, 낙상 및 병원 입원으로 인해 국가의료비 부담 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한 인구집단으로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5,6]. 따라서 허약노인을 조기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장애를 예방하고 중재 개발의 근거가 되는 지식체의 개발이 요구되는 실정이다[7].

그간의 허약노인 연구는 허약수준의 측정과 기능개선을 위한 중재연구가 주로 이루어져왔다. 허약수준을 측정하는 도구는 허약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되어 왔는데 초기에는 허약을 단일 요인에 의한 것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인의 허약을 단일요인보다는 다양한 요인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누적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면서 다차원적 측정도구가 개발되었으며 그 평가영역에 대상자 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8,9].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 된 도구에서 건강 인식의 측정은 단순히 수량화 하는 수준으로 이를 단편적으로만 반영한다는 한계점이 있다[3,4]. 또한 그간의 연구 속에서 허약노인은 건강노인과 대비되는 질병군이자 잠재적 장애예비군으로서 중재가 필요한 대상으로만 취급되어 성공적 노화의 관점에서 허약노인은 고려되지 못하였다[10].

건강은 다차원적인 개념이며, 객관적으로 측정될 뿐 아니라 개인이 주관적으로 스스로 평가하는 건강지표도 있다. 특히, 주관적인 자기 건강 평가는 전반적 건강상태를 반영하며, 건강행위실천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11]. 이는 단편적인 한 시점에서의 특정 부분에 대한 건강 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객관적인 임상 지표 보다 사망률 및 기능장애의 예측 지표로서 유용하다[12,13]. 노인에게 있어서 주관적 건강인식은 건강 행위에 영향을 미치며[14], 주관적 건강 인식이 좋을수록 건강증진행위와 수준과 건강 관련 삶의 질 수준이 높았음을 보고하고 있다[15].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이전에는 건강인식이 단순히 점수 척도나 각 기능별 불편감의 수준을 측정하는 수준으로 중재연구에 포함 된 변수로서 이용되었으나[16,17], 최근에는 대상자가 처한 개별적 맥락 속에서 그들의 건강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 경험을 확인하는 것의 중요성이 부각 되고 있다. 실제로 만성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건강에 대한 지각을 확인하는 보고가 있었으나[10,18] 사회 전반에 걸쳐 증가하고 있는 노쇠로 인한 허약을 경험하는 노인들이 경험하는 변화된 주관적인 건강 인식에 대한 이해는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허약노인은 기능적 예비력의 감소가 있기 때문에 삶에서의 작은 변화에 의해서도 그들의 건강과 그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변화 받을 수 있으므로[10], 허약노인의 건강인식의 경험의 탐색에 있어서 일반화된 접근보다는 개인의 맥락과 개별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허약이라는 신체적 쇠퇴를 경험하는 노인의 건강 인식에 대한 질적 연구는 참여자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며, 임상에서 질적 간호를 제공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노년기에 있어 자가 건강평가 점수가 높을수록 성공적 노화의 점수가 높았음을 고려해 볼 때[19], 본 연구를 통해 허약노인의 건강인식에 대한 현상을 깊게 이해하여 건강한 삶과 성공적 노화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건강인식은 부분으로 나누거나 수량화하여 접근하기 보다는 현상을 총체적으로 분석할 필요성이 있으며, 참여자 본인이 표현한 건강에 대한 포괄적 경험을 반영한 주관적 건강 인식을 확인하고 그와 관련된 경험을 탐색하는 것은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허약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을 기술함으로써 허약노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여 주관적 건강인식의 의미와 그 개념적 구조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며, 참여자 중심 건강관리 서비스 계획 및 간호 실무에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허약이라는 신체의 쇠락과 기능의 쇠퇴를 경험하면서 변화되는 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에 초점을 둔다. 그 방법으로 참여자 경험의 의미를 밝히는 질적 연구방법 중의 하나인 Giorgi의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하였다. 연구 진행을 위해 심층면접을 이용하였으며 연구질문은 “본인의 건강이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본인의 건강상태에 대한 생각을 그렇게 하시게 된 계기나 경험들을 이야기해주시겠어요?”라는 건강인식과 그에 대한 경험에 대한 개방적 질문으로 진행하였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재가노인과 지역시설 기반으로 거주하고 있는 노인 중 65세 이상의 허약노인으로 총7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참여자로는 주관적 건강인식을 잘 반영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재가노인 4인, 지역시설 기반으로는 G시 노인요양시설에 거주하는 1인과 day care center를 이용 중인 2인으로 연구목적을 이해하며 연구참여에 동의한 자를 대상으로 주변과 시설장의 추천을 받아 편의표집하였다. 참여자들은 면담 이전에 일본의 동경 노인종합 연구소에서 개발한 OTASHA-KENSHIN 조사도구[9]로 평가한 결과 10±3점에 해당하여 허약노인군으로 분류된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이 도구는 신체기능, 심리인지기능, 사회기능, 질병 등 4영역으로 구분되는데 신체기능에는 기능 독립성(도구적 일상생활활동), 기동성, 복합적 이동능력(Time Up & Go), 감각(시각, 청각), 영양(체중감소, 구강건강) 등 5개 차원을 포함하였고 심리인지기능 영역에는 인지기능과 우울을, 사회기능영역에는 외출과 사회적 활동, 질병영역에는 현 유병상태(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졸중, 관절염, 요실금, 암,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을 포함하였다. 각 항목에 대한 배점은 신체기능 영역 중 독립성, 기동성, 영양 차원은 0~5점이며, 복합적 이동능력과 감각 차원은 0~2점으로 배점하였다. 또한 심리인지기능 영역에서는 인지기능은 0~3점, 우울은 0~5점으로 배점하였다. 외출과 사회적 활동을 다룬 사회기능 영역과 현 유병상태를 다룬 질병영역은 0~2점으로 배점, 총 25문항의 신체적, 사회적, 인지적, 정서적 요인 등 다양한 측면이 평가 가능한 다차원적 허약측정도구이다.

참여자의 성별은 모두 여자였으며 평균 나이는 80.4세였다. 대상 노인 중 다섯 분은 배우자와 사별하였으며, 두 분은 배우자가 있으나 배우자들이 병원에서 오랜 기간 투병 중이었다.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노인은 1인이었으며 나머지는 시설 입소자 1인, 혼자 거주하는 이가 3인, 남편과 동거하는 노인이 2인 이었다. OTASHA-KENSHIN 조사도구로 조사된 결과 9점에서 12점 사이의 허약정도를 나타내었다. 5점 리커트 척도를 통해 조사된 주관적 건강인식 정도는 2점에서 5점 사이로 다양하게 분포하였다(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3. 윤리적 고려

연구의 윤리적 고려를 위해 고려대학교 윤리심의위원회 심의승인후(심의번호: 1040548-KU-IRB-14-121-A-2) 연구를 진행하였다. 면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연구참여자에게 연구의 의의와 목적에 대하여 설명 후 동의서를 받음과 동시에 연구 참여 중간에도 참여자가 원하지 않으면 참여를 거부할 수 있음을 설명하여 연구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를 보장하였다. 참여자가 허약노인이라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연구자가 건강관리에 위력이 없는 시설과 기반을 가진 참여자를 선택하였고, 그들의 건강을 고려하여 면담시간과 간격을 참여자의 요구에 맞추어 진행하였으며, 면담 과정 후 참여자에게 건강에 대한 상담을 제공하였다. 면담 시 참여자가 불편감을 느끼지 않도록 독립적인 공간을 배려하였고 자료분석 과정에서 참여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름대신 번호로 표시하여 참여자의 개인정보노출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4. 연구자 훈련

연구도구로서의 본 연구자들은 대학원 과정에서 질적 연구에 대한 학점을 이수하면서 질적 연구의 이론 및 실제에 관한 문헌을 탐독하였다. 또한 질적 연구과정에서 질적 연구 경험이 풍부한 질적 연구과목 지도교수와 연구자간의 지속적인 모임을 갖고 전 연구과정에서 자료수집을 위한 면담 방법, 면담지침, 면담자료의 분석과 분석을 통한 순환적 자료수집 및 분석에 이르기까지 지도를 받아 연구를 수행하였다.

5. 자료수집

자료수집기간은 2014년 11월 1일부터 12월 1일까지 약 30일간이었다. 자료수집의 형태는 주로 심층면담과 참여 관찰로 이루어졌으며, 참여자의 얼굴표정과 몸짓, 태도 등을 관찰하면서 메모노트를 활용하였다. 면담은 반 구조화된 면담기법을 사용하였고 면담 장소와 시간은 day care center의 상담실이나 참여자의 집에서 이루어졌다. 면담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모두 녹음하였으며 녹음한 내용의 필사는 가능한 면담한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기록하기 위해 면담 당일 시행하였다. 참여자의 대화내용 외에 비언어적 표현과 특징, 내용과 면담에 대한 연구자의 전반적인 느낌이나 면담 후에 참여자가 말한 내용, 반응, 환경 등을 보충하여 관찰된 의미 있는 것들은 현장 노트에 기록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1회 면담 시 소요시간은 30분에서 1시간이었으며 노인들의 건강상태를 고려하며 시간을 조정하였다. 1시간 분량의 수집된 자료를 필사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평균 3시간이었다. 처음 면담 시작 시에는 “본인의 건강이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본인이 생각하는 건강은 어떤 건가요?” 라는 일반적인 질문부터 시작하였으며 그 후에 구체적으로 “건강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 경험은 무엇인가요?”, “어떤 경우에 본인이 건강하지 못하다고 느끼나요?” 등의 질문으로 구성하였다. 참여자들이 건강인식을 형성하는 경험에서의 몸, 시간, 관계성, 공간적 특성이 반영되도록 질문을 진행하였다. 면담 진행 횟수는 자료의 포화 상태에 도달하는 시점까지 실시하여 1인당 한번 이상이었고 각 참여자들로부터 새로운 진술을 더 이상 발견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까지 진행되었다.

6. 자료분석

현상학적 방법 중 Giorgi 방법은 연구참여자 개개인의 경험을 하나하나 기술한 후 전체 참여자의 경험으로 통합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개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용이하게 구조화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에 본 연구자들은 Giorgi가 제시한 방법에 따라 허약이라는 신체의 쇠락과 기능의 쇠퇴를 경험하는 노인들의 삶의 체험적 본질에 입각하여 재 진술과 학문적 변형, 그리고 상황적 진술에서의 구조적 요인을 확인하였다.

자료수집과 자료분석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여러 번의 지속적 모임을 갖고 분석과 면담에 대한 성찰과 토의를 거침으로 정확한 분석을 위해 노력하였다. 이런 과정은 현상학적 환원을 위한 Giorgi 방법론적 절차에 입각하여 진행하였으며 자료분석은 자료수집과 동시에 이루어졌다[20].

이를 위해 연구자는 참여자 7명의 면담이 이루어진 직후 녹취록을 작성하였으며 여러번 반복하여 읽으면서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였다. 이 후 대상자의 건강인식과 관련 된 의미 있는 진술문에 초점을 맞추어 의미 단위(meaning units)를 구분하였으며 이를 연구자 자신의 언어로 재진술하였다. 도출된 의미 단위들은 서로 비교하고 관련성을 찾아내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학문적인 표현으로 변형(transformation of meaning unit)하였다. 이후 학문적으로 변형된 의미단위와 주제는 모두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음 면담을 시행하였다. 마지막으로 변형된 의미 단위를 통해 구성 요소(compositional element)를 도출하였으며 일관성 있는 구조적 진술(structured description)로 합성하고 통합하였다. 본 연구의 수행을 위해서 면담지침의 구성 및 자료분석 및 감사기능 담당은 연구팀을 구성하여 이루어졌으며, 자료수집과 분석과정에서 지속적 모임을 갖고 질적 연구의 평가항목[21]에 따라 질적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였다. 면담 후에는 면담내용을 연구참여자에게 보여주어 자료의 사실적 가치를 확인, 실제의 경험과 일치여부를 확인하였다. 감사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연구팀에서 연구분석 기록의 점검 및 분석과정을 재확인하였으며 일관성과 중립성 유지를 위해 분석의 편향성을 제거하였다. 또한 질적 연구자인 간호학과 교수 1인과 국문학자 1인의 전문가의 자문과 피드백을 수렴하여 연구자들의 선입견과 잘못된 판단을 배제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였으며 마지막으로 핵심주제를 가장 잘 드러내는 진술 사례들을 선별하여 최종 결정하였다.

연구결과

1. 허약노인의 건강인식 형성경험

참여자와의 면담을 통해 얻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본 연구에서는 허약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에 대한 4개의 구성요소와 10개의 학문적으로 변형된 의미단위가 도출되었다(Table 2). 주관적 건강인식에 대한 참여자 경험의 구성요소로는 ‘예측할 수 없는 몸’, ‘상황에 대한 수용’, ‘나만의 건강기준선’, ‘버팀이 되어주는 관계’로 분석되었고. 각각에 대한 학문적으로 변형된 의미단위는 ‘예측할 수 없는 몸’의 경우 예기치 못한 신체적 쇠퇴, 벼랑 끝에 서 있는 몸, 달래 가며 쓰는 몸이 구성되었으며, ‘상황에 대한 수용’의 경우 시간에 대해 수용하기, 역할 수용하기가 구성되었다. ‘나만의 건강기준선’의 경우 주변 돌아보기, 위로 받기, 긍정적 조망하기가 구성되었고, ‘버팀이 되어주는 관계’의 경우 끈 놓지 않기, 공간 유지하기로 구성되었다. 각 구성요소 별 기술은 다음과 같다.

Self-rated Health of the Frail Elders

1) 예측할 수 없는 몸

(1) 예기치 못한 신체적 쇠퇴

참여자들은 그들의 개인적 경험에 준하여 노화의 양상과 속도를 예상하였으나 실제 경험한 그들의 신체적 쇠퇴의 양상과 속도는 예기치 못하는 형태와 속도로 다가왔다. 참여자들은 근골격계의 위축과 근육용적의 감소, 관절기능의 제한을 공통적으로 경험하였으며 기억력과 같은 인지기능의 감소 및 시력 감소, 청력 감퇴 등의 인지, 지각력의 변화들을 경험할 때면 더욱 당혹스러워했다. 참여자들은 나이 듦에 따른 체력 저하와 기능 쇠퇴를 느끼며 예측할 수 없는 몸의 변화에 대한 서글픔과 두려움을 느꼈다.

  • 비가 주룩 주룩 오고 집에 가만히 있을 때, 그 때 새벽에 허약하다 느껴. 중풍이 오고부터는 그랬어. 비가 올라 하고 바람이 불라하고 이러면 아파 다리도 막 쑤시고... 병원오기 전에는 뭐든지 다 할 수 있으니까 맨날 남자들처럼 콱 당기고 그랬는데 이래 돼 버렸어... 어디가 또 아플지... 그때는 뭐, 이래 될지 뭐 알았나. 항상 뭐 건강해 있을 줄 알았지. 아유, 나 옛날꺼는 안 잊어버렸는데 금방 하고도 또 금방 잊어버려. 복지관에서 내가 노래교실 8개월을 다녔는데. 그랬는데 문을 이렇게 닫고 나오면 몰라 아무것도 몰라. 뭐 배웠나. 손뼉 치는 것 밖에 몰라. 지금은 하는 거 다 잊어먹었어. 해도 안 되고... 정신 줄은 붙들어야 하는데.(참여자 3)

(2) 벼랑 끝에 서 있는 몸

참여자들은 이전과는 다른 몸의 위축에 대한 서글픔을 느끼며, 한탄을 하였다. 또한 신체변화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짐에 따라 본인의 몸을 스스로 통제 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것을 두려워하였다. 참여자들은 마치 벼랑 끝에 서있는 것처럼 조그만 자극이나 사고에도 현재의 건강상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위기를 맞이할지 않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위기감속에 자신을 돌보기 위한 방법과 대안을 강구하고 있었다.

  • 혼자 있다가, 변기에 앉아있는데 ‘내가 무슨 일이 나면 누구한테 연락할까’ 내가 늙었나봐. 그런 생각이 바짝 들더라고... 아무도 없으니까 빨리 연락해서 병원에 가야 하나... 그게 걱정되더라구.(참여자7)

  • 조금만 찬바람 불어도 겁이 나. 쓰러질까 봐. 싸매고 다녀야 해. 찬바람불면.(참여자6)

(3) 달래가며 쓰는 몸

참여자들은 남아 있는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일상적인 생활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하여 건강관리를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있었다. 즉, 그들은 예측할 수 없는 사건과 환경속에서 자기 자신을 본인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다는, 현실에서의 몸의 제한을 인식하게 되며 이를 받아들이고 독립성을 잃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노력을 기울였다. 약물의 힘에 의지하며 건강 챙기기, 규칙적으로 일상생활 생활하기, 외부로 나가는 활동하기, 가능한 범위에서 운동하기와 같은 노력은 허약해진 몸을 끌고 나가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었다. 이러한 노력들은 건강회복을 목표로 한 적극적 수준의 건강관리이기보다는 현재 상태에서 최대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달래가는 수용적 태도로 나타나고 있었다.

  • 고혈압은 그렇게 먹어야 해. 왜냐면 혈압으로 쓰러지는 때가 있어서 약은 꼭 먹어야 해. 안 먹으면 안 돼... 제시간에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하는 식으로 평소에 열심에 생활하는 거지.(참여자 4)

  •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정도 하죠. 5시부터 혼자서 운동해요. 내가 하는 일은 혼자서라도 해야죠. 바깥에서 좋은 공기를 쐐야지. 나한테 플러스가 되죠. 여기서 드러누워 있는 건 좋지 않아요. 내 몸은 내가 관리 해야죠.(참여자 2)

  • 더 잘 먹어야 해. 먹을 수 없으면 모르는데 먹을 수만 있을 때 먹어야. 그래야 버티는 거고 이겨내... 넘어진 뒤로 머리가 이렇게 아프더라고요. 아픈 것이 아니라 좀 이상한 거 같애. 그래서 약을 일부러 달라고 해서 먹었어요.(참여자6)

2) 상황에 대한 수용

(1) 시간에 대해 수용하기

참여자들은 어느 순간부터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몸 때문에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이전과 다르게 변화하고 위축되어가는 건강 상황에서 본인들이 변화시킬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은 그들이 넘을 수 없는 큰 벽 이었다. 너무나 빠르게 흘러간 과거의 시간과 함께 현재의 시간은 고독과 서글픔을 주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주는 존재이지만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수동적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 시간이 내가 뭐 붙잡는다고 가만히 있나. 아무케도 가야지... 건강해야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아무것도 못하는데 그런 생각(시간이 아깝다는 생각) 가지면 뭐해.(참여자 3)

  • 얼마나 고독한지... 남편이 있으면 남편하고 같이 얘기하고 외출하고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30년이 넘게 흘러서... 슬프지 뭐... 시간은 흐르는데... 나는 아무 저기(낙)도 없지.(계절이 바뀌는 것도) 서글프지.(참여자4)

  • 아무래도 젊을 때보다 마음은 약해지죠... 청춘아~... 앞으로 시간이 흐르잖아요. 그러면 나이가 흐르게 되고. 앞에 8자가 붙으면... 두 달 있으면(80세가 되요)... 하루 하루 그냥 삽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잘 지켜 주시옵고.(참여자7)

(2) 역할 수용하기

참여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도 더 이상 홀로 수행할 수 없거나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확인하게 되었다. 그들은 변해가는 몸을 바라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이 작아짐을 느끼고 역할변화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변화를 인정하여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실직이나 자녀의 분가와 같은 주변변화로 인한 사회적 역할의 축소보다는 신체적 쇠퇴 이후 주변사람의 도움에 의지해야 하는 자신의 수동적 상황을 받아들여 자발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축소하는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었다.

  • 허약해지지 않았을 때는 주방에 들어가서 내가 일을 다 했어. 그런데 지금은... 지금도 들어가서 하면 하겠지만 내 힘에 부치니까 안하게 되지.(참여자4)

  • 내가 약하니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내가 건강하다면 뭐든지 내가 나가서 봉사활동도 하고 다 할 텐데. 이러면 병이 들어놓으니까 아무것도 못해 그러니까 어떤 때는 비관적이야.(참여자 3)

3) 나만의 건강기준선

(1) 주변 돌아보기

참여자들은 본인들의 건강상이 변화하는 것을 느끼면서 본인과 비슷한 처지의 타인을 찾아보고 비교하였다. 나이가 비슷하거나 또는 취약한 부분이 비슷한 타인을 찾아 홀로 신체적 쇠퇴를 겪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 하고 모두가 겪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며 자신을 위로하는 대처법을 취하고 있었다. 이러한 주변 비교는 자신들의 건강상태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주요한 전략이었다.

  • 다들 비슷비슷해. 다들 나이들이 먹으니까. 80이 넘으니까 모두 똑같고 비슷해. 그래도 나는 혈압은 괜찮아. 당뇨도 없고... 당뇨 있는 사람들도 있고 혈압약 먹는 사람들도 겁나고... 나는 혈압도 없고 당뇨도 없어.(참여자 5)

(2) 위로 받기

참여자들은 자신의 건강에 대한 불확실과 모호성을 경험하면서 허약한 자기 몸에 대한 새로운 건강기준을 마련할 필요를 느꼈다. 이런 기준점이 되어주는 것은 자신보다 열악한 수준의 타인과의 비교였다. 나보다 안 좋은 처지의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그래도 이만하면 건강하다’라는 자기만족과 만족감을 가지는 것이 그들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었다. 본인이 취약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타인과 비교하면서 건강상에 대한 인식을 계속 재정립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참여자들이 가진 건강에 대한 공통적인 기준은 인지수준과 일상생활수행능력 정도를 반영하고 있었다.

  • 내가 어떤 때는 또 아이구 나보다 더 한사람도 있는데 나는 괜찮다. 하느님이 보호하시자 또 이런 생각도 하고 또 이런 생각하면 마음이 또 즐겁고... 우리 집 뒤에 거 할머니 하나 아들하고 사는데. 홀딱 벗고 나와. 치매 걸렸지. 그래가지고 어떤 여자들이 보고 보기가 그래가지고 몸빼 같은거 이리 끼워 입혀 주고 그래. 그런 사람들에 비함 난 아무것도 아니지. 그래도 힘이라도 있으니까.(참여자 3)

(3) 긍정적 조망하기

참여자들은 하루하루 신체적 쇠퇴를 경험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미래를 예상하여 낙담하고 절망하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하기, 종교에 의지하기, 즐겁게 생각하기를 통해 현재의 건강기준을 수용하고 적응해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건강수준을 수용하고 신과 주변에게 감사를 표시하면서 질병극복과 같은 적극적 건강의지보다는 소박하나마 현재 상태수준의 건강이 유지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 (건강을 위해서) 기도해. 지혜 달라고. 건강하게... 항상. 가족들하고.(참여자7)

  • 누가 뭐라고 해도 두 시간, 세 시간 음악을 듣고 목사님 설교 듣고 있어요. 결국은 가는 거니까. 우리가 뭐 얼마나 살아요. 그 시간 내내 즐겁게 사는 거죠.(참여자 2)

4) 버팀이 되어주는 관계

(1) 끈 놓지 않기

참여자들은 관계를 통해 자기를 증명하고, 안정감을 얻었다. 혼자 있는 것을 힘들어 하여 고독하지 않기 위해 주변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한 유사시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도 인간 관계의 끈을 주요한 자원으로 여겼다. 참여자들은 주변사람들과의 관계 맺기와 기존의 환경 속에서 관계 유지를 통해서 자기를 증명하고 안정감을 얻었다. 이러한 안정감은 작아져 버린 몸과 건강상을 유지시켜 주는 버팀목이었다. 참여자들은 오랫동안 익숙하게 지내왔던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에 의해서 생활양식이 영향을 받고 그 관계들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건강관리에 있어서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 바로 옆쪽에 사촌 할머니가 여기다가 새로 집을 지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살아. 우리 집 옆쪽으로. 촌에서 와서 살고 싶다고 해서 여기다가 집을 지어놓고 왔다 갔다 해. 그랬더니 좀 든든하고 좋더만... 그래서 여기 왔다 갔다 하고 운동도 되고...(참여자 5)

  • 여기서 수발해주는 사람이 너무나 고맙고..원장선생님께도 고맙고... 고마운 것 밖에 없어요...(입소자들도) 다 형제같이 지내요. 3층에 있는 사람은 형제간 같아서 가족 같아요. 처음에는 아픈 사람 보지도 않았는데 요새는 다 좋은 거야.(참여자 2)

(2) 공간 유지하기

참여자들은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으로 익숙한 환경 내에서 친밀한 행동을 하고 이를 통해 돈독함을 유지하고 싶어 했다. 이렇게나마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사회관계 속에서 자기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최소한의 자기 건강상을 위한 그들의 노력이었다. 참여자들은 집안에 혼자서 고립되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하며, 새로운 관계 맺기 보다는 익숙한 기존의 관계 속에서 머물고자 하였다. 익숙한 관계의 공간이란 물리적 행동반경뿐 아니라 친밀한 관계를 통한 편안함을 느끼는 심리적 영역을 포함하는 통합적 공간이었다.

  • 아휴 잘 때까지 복지관에 갔다가 거기서 점심 먹고. 5시까지 10원짜리 고도리 치다가 5시 되면 집에 와. 난 오늘도 여기 왔으니까 그렇지. 집에 가만히 있으면 금방 죽을 거 같애. 금방 죽을 거 같은데 아이고 내가 가야지 하고 억지로 일어나서 인제 나오면 그때부터 좀 또 나아지는 거야. 기분이...(참여자 3)

  • 밥만 먹으면 경로당에 나가요. 그저 9시에도 나가고... 점심은 경로당에서 해먹어요. 경로당에 가면 친구들 만나고 웃고 떠들고 좋죠. 듣기도하고...(참여자 1)

2. 상황적 구조적 진술

참여자 1은 83세 여자 노인으로 약 10년 전에 배우자와 사별하고 자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한쪽 눈의 시력도 잃고 힘도 약해져 그의 삶의 공간은 경로당과 집으로 한정되었다. 한쪽 시력을 잃었다는 것이 가장 불편하지만 나머지 한쪽 시력이 남아있음이 감사하고 아직까지 정신 멀쩡하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 본인의 건강은 건강한 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함께 있어주는 아들과 경로당 친구들과의 하루하루를 위해 그는 오늘도 보행기를 끌고 걷기 운동 중이다.

참여자 2는 89세 여자 노인으로 배우자 사별 후 자녀 가족과 함께 거주하다가 1년 전에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였다. 고위공무원의 부인으로 남과는 다르다는 마음이었으나 시설에 입소된 후 낙상 치료과정을 거치며 주변사람들과 어울리고 시설간호사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동 시에는 보행기가 필요하고 아직도 낙상으로 인한 관절움직임의 제한이 있지만 본인은 이만하면 동년배들에 비해 아주 건강하다고 느끼고 있다. 건강을 지켜주는 혈압약과 산책은 그를 지켜주는 버팀목이라 생각하며 이제는 익숙해진 요양시설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즐겁기만 하다.

참여자 3은 75세의 여자 노인으로 10년 전 뇌졸중으로 몸 한쪽이 마비가 온 상태이다. 매일 9종류의 약을 먹고 거동도 힘들지만 어쩔 수 없는 지금의 건강상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정신은 멀쩡해서 옷 벗고 다니는 경로당의 다른 노인에 비하면 건강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흐려져 가는 기억력은 자기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고 익숙한 집을 떠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지낼 까봐 두렵다.

참여자 4는 79세 여성으로 남편과 사별 후 30년째 혼자 지내고 있다. 슬하의 아들, 딸을 두고 있으며 딸 식당 일을 도와주며 월급을 받아 생계를 꾸리고 있다. 4년 전 허리수술 후 줄어든 근력으로 과거에 비해 줄어든 주방일이 안타깝다. 약을 먹고는 있지만 그래도 혼자 거동 가능하고 밥 먹을 수 있어 본인이 건강하다고 느낀다. 직장에 나간다는 것을 통해 본인의 건강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느끼고 직장일 덕분에 슬프고 우울할 겨를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 경제적 여유 없음과 남편의 부재는 서글프기만 하다.

참여자 5는 81세 여자 노인으로 심한 관절염과 시력저하로 인해 주로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 심한 관절염 탓에 거동이 불편해서 지팡이가 필요하지만 남들 앞에 초라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우산을 짚고 다닌다. 남들에게 아픈 노인취급 받고 싶지 않아 맑은 날에도 우산을 짚고 다니지만 이만하면 동년배들과 비슷한 수준의 건강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찜질을 하던 등이 허옇게 데일 정도인데도 모르던 자신의 몸이 어느 정도까지 변할지 시간 흘러가는 것이 두렵다.

참여자 6은 77세 여자 노인으로 남편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일 년 사이 10키로 넘게 체중이 빠지면서 누군가와 살짝 부딪혔을 뿐인데도 쓰러져 버리는 후들거리는 몸이 서글프고 무섭기만 하다. 이를 이겨내려고 열심히 먹고 충분히 자려고 노력하지만 찬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은 몸상태는 두렵기만 하다. 그래도 치매에 걸린 주변사람과 비교해보면 아직까지 정신이 온전함에 감사드리며 동년배인 가족 간의 대화로 마음을 달래고 자신의 처지를 달래며 지내고 있다.

참여자 7은 79세 여자 노인으로 아삭거리며 음식을 먹던 과거에 비해 부실해진 이빨과 자주 사래 걸리는 것에서 본인의 허약함을 느끼며 혼자 쓰러져서 발견되지는 않을까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뇌경색을 진단받았으나 장애를 없이 거동을 할 수 있는 자신의 처지에 감사하고 있다. 은퇴한 권사로서 예전처럼 교회 일을 주도할 수는 없지만 1주일에 한 번씩 나가는 교회와 교회 사람들과의 만남은 큰 위안이 된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지금의 상태나마 지켜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매일의 기도를 드리고 있다.

3. 일반적 구조적 진술: 하향비교를 통한 자기수용

참여자들은 나이가 듦에 따라 갑자기 다가온 자신이 예측하지 못한 몸의 변화와 신체적 쇠퇴에 두려움의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 속에서 주체적인 삶에서 의존적인 삶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예측할 수 없는 사건과 환경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본인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며 이를 받아들이고 독립성을 잃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비슷한 처지에 있는 타인을 찾아 확인해 보는 것으로 본인의 상황에 대한 위안을 얻으며 이러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자족감을 느꼈다. 허약노인은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에 영향을 받으며 관계를 지속해 나가며,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친밀한 행동을 하는 것을 통해서 안정감을 느꼈다. 즉 허약노인은 예측할 수 없는 몸에 대해 인식한 후 변화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 수용하며 하향비교를 통한 자기만족 및 긍정적인 조망을 해가는 건강인식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었다.

논 의

본 연구에서는 Giorgi의 현상학적 방법론을 통해 질적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허약이라는 신체의 쇠락과 기능의 쇠퇴를 경험하면서 변화되는 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을 통해 이들의 시각에서 심층적이고 포괄적으로 주관적 건강인식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결과 허약노인의 주관적 건강 인식은 하향비교를 통한 자기수용이라는 핵심 주제 안에 포함된 ‘예측할 수 없는 몸’, ‘상황에 대한 수용’, ‘나만의 건강 기준선’ 및 ‘버팀이 되어 주는 관계’ 4개의 주제로 나타낼 수 있었다.

노인에게 있어 주관적 건강인식은 질병상태, 자기관리 능력을 반영하는 강력한 예측인자로 보고되고 있다[22]. 뿐만 아니라 노인에게 주관적 건강인식 수준이 높을수록 건강증진 행위와 삶의 질 수준의 향상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15,19]. 따라서 허약노인에게 있어서 예측할 수 없는 몸의 제한과 신체적 쇠퇴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기 주도적 노력이나 자기수용과 같은 긍정적인 건강인식은 건강행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이전과 달라진 예기치 못한 신체적 쇠퇴로 인해 서글픔과 두려움의 감정에 직면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과거의 건강인식 수준과 비교했을 때 현재 주관적으로 인식한 건강인식수준이 더 긍정적일수록 우울감 수준이 유의하게 낮았다는 결과와 유사하다[23]. 특히, 허약노인이 비허약노인에 비해 주관적 건강인식 수준이 낮았다고 보고되고 있으며[24], 이를 고려해 볼 때, 허약노인의 예기치 못한 신체적 쇠퇴로 달라진 몸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 정서를 관리하기 위한 지지적 간호 중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허약한 몸과 본인의 변화할 수 없는 상황들 속에서, 상황을 수용하며 적응하고 극복하려는 일련의 과정을 또한 보여주고 있었다. 이는 한국 노인의 성공적 노화과정에 관한 연구에서 성공적 노화의 경험은 자기를 인식하고 이를 확장하는 과정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주요 핵심요소로 나타난 것과 유사하다[25]. 허약노인을 대상으로 성공적 노화의 관점에서 다루어진 연구가 제한적인 실정에서, 본 연구는 허약노인들이 비록 신체적으로 허약하고 예기치 않은 변화로 두려움도 경험하지만 자신의 몸과 역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하향비교를 통해 자기 자신을 추스르는 속성이 발현되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참여자들은 건강을 인식하는데 있어서 타인과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강인식의 주관성을 고려할 때 타인과의 비교는 나의 건강상의 가치를 결정해주는 기준선이 된다. 본 연구에서 허약노인은 주변을 돌아보며 자신보다 더 허약하거나 처지가 좋지 않은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하향비교를 통한 심리적 위안을 얻고 건강상의 긍정적 조망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건강의 기준선을 상향성에 두는 청장년층에 비해 허약노인은 자신보다 못한 대상과 비교하는 하향비교를 통해 심리적 안녕감을 가진다는 점과 일치하며[26,27], 이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국외 연구에서 허약의 수준이 높을수록 하향비교를 통해 그들 자신을 인식한다는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28]. 이를 근거로 허약노인의 건강상태 변화와 건강 인식간의 부조화로 인해 발생되는 심리적 문제의 해결을 돕기 위해서는 건강기준선의 교정, 즉 건강상의 긍정적 조망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간호학적 접근방법이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참여자들은 허약으로 인해 줄어든 행동반경 안에서도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으며, 특히 익숙한 공간을 통해 관계 맺으며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것을 건강의 중요한 측면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노년기에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계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의미도 일부 달라진다. 즉, 허약노인은 신체적 쇠퇴와 역할 변화로 인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며, 타인과의 의존과 지지를 구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가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은 노인들에게 있어 사회적 관계가 고립되어 있거나 지지적인 관계가 아닐 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뒷받침 될 수 있다[29].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노년기 건강과 건강 관련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인 개인 차원에서의 건강관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시킬 수 있는 가족참여, 지역사회기반의 중재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허약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을 그들이 진술한 실제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한국 사회는 노년 인구가 증가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년기도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허약 노인도 증가하고 있다. 허약노인의 주관적 건강 인식은 건강 행위의 주요 결정 요인일 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올바른 건강 인식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허약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을 이해함으로써 노년기의 긍정적인 건강상의 수립과 건강 유지를 위한 간호중재를 개발하는 데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허약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에 대한 본질을 기술함으로써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고자 수행되었다. 허약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의 본질적 주제는 예측할 수 없는 허약한 몸을 붙들고 있지만 변할 수 없는 내외적 요인을 수용하고, 본인보다 안 좋은 상황과 비교해가며 ‘이만하면 살만하다’라는 통합적 자기인식을 통해 지금의 건강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주변과 관계를 맺어가는 삶의 연속성이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허약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에 대한 대상자의 총체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기술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허약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강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한 간호중재의 개발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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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No Age (year) Self-rated health Living patterns OTASHA-KENSHIN Co morbid conditions
Participant 1 83 4 Living with son 12 Hypertension, arthritis, blindness in one eye
Participant 2 89 5 Nursing home resident 13 Hypertension
Participant 3 75 2 Living alone 12 Stroke, hypertension, hyperlipidemia, asthma
Participant 4 79 4 Living alone 10 Hypertension, diabetes
Participant 5 81 2 Living alone 11 Arthritis, blurred vision
Participant 6 77 2 Living with husband 10 Cataract
Participant 7 79 4 Living with husband 9 Hypertension, stroke, arthritis

Table 2.

Self-rated Health of the Frail Elders

Compositional element Transformation of meaning unit
Unpredictable body • Unexpected physical deterioration
• Standing at the brink
• Pacifying my body
Acceptance of the situation • Acceptance of time
• Acceptance of role
Creating my own health baseline • Looking around neighborhood
• Taking comfort
• Looking positively
Building supportive relationships • Not missing out on relationships
• Maintaining 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