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 경험
Experience of Senior Center Nurses' Emergency Management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was done to identify senior center nurses’ experience on emergency management.
Methods
From May to August 2018, data were collected through three focus group interviews (FGIs) with 11 senior center nurses. All recorded data were analyzed using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Results
In the research, there were barriers and facilitators for emergency management. Two themes, four categories, and eight sub-categories were found. Themes were ‘barriers to emergency management’ and ‘facilitators to emergency management’. Categories for the first theme were: 1) burden of emergency response; 2) insufficient emergency response support. For the second theme, categories were: 1) improved senior center nurses’ competency; and 2) senior center nurses' network.
Conclusion
Emergency nursing services are essential for health of elders in senior centers. For the safety of senior center users, it is urgent to provide support to solve barriers to emergency management and improve facilitators. The cooperation of agencies and staff in the development of an emergency management manual and provision of manpower support, improvement in record systems, and materials are also needed.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의료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고령화가 촉진되고 있다. 2017년 총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3.8%(707만 명)으로 2033년에는 2배로 증가하고, 2067년에는 1,827만 명(46.5%)으로 2.6배 증가할 전망이다[1]. 게다가 노인의 약 73.0%는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만성질환의 유병률도 증가하여 80~84세가 95.5%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2].
노인은 허약한 신체조건에 반복적인 질환 이환, 기저질환의 악화, 물리적 또는 환경적 요인이 병합되면 성인에 비해 응급상황이 쉽게 올 수 있으며[3], 응급상황으로 인한 노인의 응급실 방문 확률도 높아진다. 노인의 연간 응급실 이용률에 대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국외는 12.0~21.0%[4,5]이고, 국내는 60세 이상 노인의 경우 26.0%[6]로 타 연령대보다 높다. 또한, 국가응급 환자진료정보망을 분석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은 호흡곤란, 복통, 어지러움, 두통, 낙상으로 인한 요통 등으로 응급실을 방문하고 있다[3].
노인복지관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노인의 접근성이 매우 높은 시설로 전국에 385개의 시설이 있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7-9]. 현재 노인복지관은 75~84세가 가장 활발하게 방문하고 있고, 이들은 평균 2.5일/주 이용하고 있다[2]. 그리고 65세 이상 노인의 27.5%는 향후 또는 지속 이용을 희망하고 있어[2]노인복지관 이용자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노인복지관 이용 노인은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응급상황 발생 가능성이 높은 복합 만성질환, 우울, 인지기능 저하 등을 가진 건강 위험군이다[10]. 따라서 노인복지관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의료인력인 노인복지관 간호사가 반드시 필요하다[11]. 하지만, 간호사는 현 제도상 노인복지관의 필수 인력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기관의 필요에 의해서만 추가로 고용되고 있으며, 각 기관에는 대부분 간호사 1인만이 근무하고 있어 응급상황 역시 간호사 1인이 모두 관리하고 있다[10]. 이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을 보건교사 1인이 모두 관리하는 근무환경과 유사하며[10], 보건교사들은 응급상황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2]. 그리고 노인복지관 간호사 역시 이와 유사한 어려움이 있기에 효율적인 응급상황 관리는 간호사들의 주요 관심사였다[10].
하지만 지금까지의 노인복지관 관련 연구는 이용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사회복지사 관점의 양적 또는 질적연구가 대부분이다[11,13-15]. 일부 선행연구[10,16]에서 노인복지관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응급상황 관리가 높은 난이도의 행위임을 언급하고 있지만,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 경험과 관련된 구체적인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 경험을 확인하기 위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적용한 질적연구를 수행하고 내용분석방법으로 자료를 분석하고자 한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는 사전에 설정된 주제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과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폭넓은 정보 수집과 다양한 의견을 단기간에 도출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다[17]. 이는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 경험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특히 기관별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고, 참여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다양한 의견을 얻기에 적절한 방법이다. 그리고 내용분석은 현상을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분석방법으로 선행연구가 많지 않은 본 연구에 적합하다[18].
2. 연구목적
본 연구는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에 대한 경험을 탐색하여 노인복지관 응급상황에 대해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지원을 도출하고자 시도되었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 경험은 어떠한가?”이다.
연구 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노인복지관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을 관리하는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경험을 탐색하기 위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노인복지관 응급상황을 관리한 경험이 있는 노인복지관 간호사이며, 14명의 지원자 중 개인 사정으로 탈락된 3명을 제외한 11명이 본 연구에 최종 참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 11명을 3그룹(1차: 4명, 2차: 4명, 3차: 3명)으로 나누어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시행하였다. 참여자들은 모두 여성이었으며, 3년제 전문대 졸업자가 3명, 4년제 대학 졸업자가 6명, 대학원 석사 졸업자는 2명이었다. 간호사로 근무한 총 기간은 최소 1년, 최대 20년으로 평균 8.8년이었고, 노인복지관 근무 기간 역시 최소 4개월에서부터 최대 19년(평균 5.5년)으로 다양했다.
3. 면담 질문
본 연구의 면담 질문은 Krueger와 Casey [17]가 제시한 면담절차와 연구자 간 논의를 통해 개발되었다. 면담 주제 및 내용 도출을 위해 도입질문, 소개질문, 전환질문, 주요질문, 마무리질문으로 구성된 질문지를 작성하였고,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입질문: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성함과 노인복지관에서 어떤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계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소개질문: 노인복지관에서 응급상황이 얼마나 자주 발생합니까?
•전환질문: 주로 어떤 응급상황이 발생합니까?
•주요질문: 응급상황 관리를 하면서 경험한 것은 무엇입니까? 효율적인 응급상황 관리를 위해서 필요한 지원은 무엇입니까?
•마무리질문: 면담한 내용을 요약해 보았는데요, 혹시 빠지거나 잘못된 부분 또는 더 말씀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까?
4. 자료수집
연구참여자 선정기준에 따른 참여자 모집을 위해 연구자는 서울시 노인복지협회에서 개최한 노인복지관 간호사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본 연구의 목적과 절차를 설명하였고, 자발적으로 연구참여를 희망한 자를 모집하였다. 자료수집은 2018년 5월부터 8월까지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조성이 가능한 연구자 소속 대학의 세미나실에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해 이루어졌다. 포커스 그룹 구성 시 한 그룹 당 4~6명으로 이루어지면 참여자들이 편안함을 느껴 활발한 면담이 가능하다는 선행연구[17]와 본 연구의 주요질문이 참여자들의 주요 관심사임을 참고하여 각 그룹 당 4인으로 구성하였고, 면담에는 본 연구의 연구자 2인이 주진행자와 보조진행자로 참여하였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담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간단한 음료와 다과를 준비하여 면담 시작 전에 서로 자유롭게 다과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연구참여자가 안내문을 미리 읽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참여자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면담 시작 전에 간단한 설문 조사를 하였고, 각 면담은 새로운 내용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자료가 포화(data saturation)될 때까지 최소 125분, 최대 147분 동안 진행하였다. 면담 종료 후에는 주진행자와 보조진행자가 디브리핑을 실시하여 포커스 그룹 인터뷰 내용 및 다음 인터뷰 내용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 그룹별 면담은 1회씩 진행되었다.
5. 연구자의 준비
본 연구의 제1저자와 교신저자는 면담 시 주진행자와 보조진행자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노인복지관 간호사와 함께 관절염,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중재연구를 수행하여 노인복지관 이용자의 건강상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노인복지관 간호사 업무매뉴얼 개발에 참여하고, ‘노인복지관 응급 건강문제와 간호’ 워크숍을 개최 및 운영함으로써 응급상황 발생 시 노인복지관 상황과 간호사가 주로 담당하게 되는 역할을 인식하고 있다. 또한, 두 연구자는 질적연구 방법론을 대학원 과정 중 수강하였고, 질적연구 관련 학회 및 워크숍, 문헌 고찰을 통해 질적연구에 대한 능력을 함양하였다.
6. 자료분석
녹음된 포커스 그룹 인터뷰 내용은 모두 필사를 하였고, A4로 총 167쪽 분량이었다. 필사된 면담내용은 Elo와 Kyngäs[18]의 준비, 조직화, 보고로 구성된 내용분석방법 중 귀납적접근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분석은 자료수집과 동시에 시작하였으며, 현장노트, 디브리핑 내용을 참고하였다. 필사한 면담 내용은 범주화의 편의를 위해 개방코딩을 시행한 후 Microsoft Excel로 옮겨 해당 프로그램의 필터, 정렬 등의 기능을 이용하였다.
준비단계에서는 필사된 면담내용을 반복해서 읽어 전체 의미를 파악하였다. 그리고 연구 질문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단어, 구, 문장을 분석단위 형태로 선택하였다.
조직화 단계는 세부적으로 개방코팅, 범주 형성, 추상화 3단계로 수행하였다. 우선, 필사된 면담내용을 읽으면서 메모하거나 제목을 다는 개방코딩을 실시하고 코딩시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작성한 코딩시트를 모아 더 높은 수준의 제목으로 그룹화하는 하위범주(sub-category)를 형성하였으며, 유사성과 차이성에 따라 더 높은 차원의 범주(category)로 묶어 총 범주의 수를 줄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생성된 범주를 연구 질문을 중심으로 추상화하였으며, 이를 통해 최종 주제(theme)를 도출하였다.
7. 연구결과의 질 확보
연구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 Sandelowski [19]의 질적연구 평가기준에 따라 수행하였으며, 연구의 신뢰성(credibility), 감사가능성(auditability), 적합성(fittingness),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을 확보하였다. 연구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응급상황 관리 경험을 가진 참여자를 섭외하였다. 면담 시작 전에는 서로 자유롭게 다과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여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였다. 모든 면담 내용은 녹음하였고, 이른 시일 내에 면담내용을 필사하여 자료의 왜곡이나 누락이 없도록 하였다. 그리고 면담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1, 2, 3차 면담 사이에 약 1개월의 시간적 간격을 두었다. 감사가능성 확보를 위해 모든 면담은 Krueger와 Casey [17]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절차를 따랐고, Elo와 Kyngäs [18]의 분석단계를 따라 분석하였으며, 연구자 간의 의견이 일치할 때까지 반복적인 검토와 수정을 거쳤다. 그리고 자료수집 및 분석의 모든 과정은 기록으로 남겨 보관하였으며, 연구 과정을 자세히 기술하였다. 적합성 확보를 위해 임상경력이 다양한 참여자를 선정하였고, 새로운 내용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포화상태가 될 때까지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포화상태 여부는 각 면담 후 모든 연구자가 함께 확인하였다. 최종 연구결과는 2명의 참여자에게 보여주고 참여자의 의도가 올바르게 충분히 반영되었는지 피드백을 받는 검증 과정을 거쳤다. 동시에 응급상황 관리에 대한 임상경험과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분석결과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확인가능성을 위해 연구자는 연구자들의 생각, 느낌, 경험 등이 참여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중립적 입장에서 면담을 진행하였다. 또한, 신뢰성, 적합성, 감사 가능성의 확보를 통해 본 연구의 확인가능성이 확립되었다고 여겨진다.
8.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자가 소속된 대학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ABN01-201804-21-08)을 받은 후, 연구윤리심의위원회에서 제시하는 원칙을 준수하여 진행하였다. 연구참여자에게는 본 연구의 취지를 설명하고, 연구참여에 대한 사전동의를 받았다. 연구참여자의 사생활 보호와 비밀 유지를 위해 본 연구 시 필요한 연령, 근무경력, 근무처, 주요업무 등의 최소한의 자료만을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연구를 위해서만 사용하고 연구종료 3년 후에는 폐기할 것이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관리하였다.
연구 결과
본 연구결과,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 경험은 ‘응급상황 관리의 저해요인’과 ‘응급상황 관리의 촉진요인’이라는 2개 주제가 확인되었다(Table 1). 응급상황 관리 경험을 필사한 면담내용을 읽으면서 개방코딩을 실시하여 266개의 코딩시트를 만들었고, 이를 그룹화하고 추상화하는 과정을 통해 최종 8개의 하위범주, 4개의 범주, 2개의 주제로 통합되었다.
주제 1. 응급상황 관리의 저해요인
참여자들은 응급상황 관리 시 ‘유일한 응급처치 제공자’, ‘보조인력의 역할 부재’를 경험하고 있고, 2개의 하위범주를 모아 ‘버거운 응급상황 업무’로 범주화하였다. 또한 ‘빈약한 사정도구’와 ‘즉각적인 환자정보 확인이 어려운 기록체계’를 경험하고 있고, 2개의 하위범주는 ‘응급상황에 대한 부족한 지원’으로 범주화되었다. 그리고 ‘버거운 응급상황 업무’와 ‘응급상황에 대한 부족한 지원’은 ‘응급상황 관리의 저해요인’이라는 주제로 도출되었다.
범주 1. 버거운 응급상황 업무
첫 번째 범주는 ‘버거운 응급상황 업무’로 하위범주인 ‘유일한 응급처치 제공자’와 ‘보조인력의 역할 부재’에서 도출되었다. 참여자는 노인복지관 간호사로서 응급처치 제공자의 역할과 함께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 많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으로 인해 버거움을 경험하였다.
1) 유일한 응급처치 제공자
노인복지관에는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간호사, 자원봉사자 등의 인력이 있다. 이들은 응급상황 시 관리인력으로 활용될 수 있는데, 의료인인 간호사는 응급상황 발생 시 응급처치 제공자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물리치료사는 의료기사로서 간호사를 지원하며, 사회복지사와 자원봉사자 등은 보조인력으로 참여한다. 일부 노인복지관은 사전 직무 교육 및 훈련과 업무분담을 통하여 응급상황 관리인력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고, 응급처치 제공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유일한 응급상황 관리인력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여전히 적절한 응급처치를 제공하는 것에 걱정과 부담을 경험하고 있다.
CPR 터졌을 때 실제 (심장)마사지해야 하는 사람은 나인데. 다들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이게 (심장)마사지할 때 5분만 해도 나가떨어지잖아요. 적어도 119가 도착할 때까지, 한 10분간은 나랑 이렇게 주고받으면서 좀 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그럴만한 직원들이 없어서 걱정이에요.(3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11)
게다가 노인복지관 이용자는 대다수가 만성질환이 있어 건강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며, 노인은 그 증상이 비전형적으로 나타나 응급 여부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노인복지관의 유일한 의료인인 참여자는 언제 발생할지 모를 응급상황으로 인해 식사 시간 및 휴가 사용이 자유롭지 않았다. 따라서 참여자들은 현재 업무를 분담하고 응급 여부 판단 시 의견을 나누며, 교대로 함께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추가적인 간호인력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수면제를 의사랑 상의한 대로 드셔야 하는데, 스스로, 자가 조절을 해서 드셔서 저희가 놀란 적이 있었어요. 졸려서 그러신 건지 머리에 다른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애매해서. 이런 상황은 혼자서는 판단이 어려워요.(1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1)
인력이 간호사 한 명밖에 없잖아요. 점심시간에도 내가 불안해서 못 나가겠는 거예요. 커피 마시러 갔다가 그 사이에 응급상황이 생길까 봐.(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5)
옆에서 한 사람이라도 저를 제대로 어시스트 해줄 사람이 있으면 되는데, 그게 없으니까 제일 부담스럽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3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10)
2) 보조인력의 역할 부재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신고자, 응급처치 제공자, 중재자 등의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 참여자는 응급처치 제공자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노인복지관 내 관계자들과 적절히 업무를 분담하여 응급상황을 관리하게 된다. 하지만 응급상황 시 업무 분담이 명시되지 않은 일부 노인복지관의 참여자들은 모든 응급상황을 혼자 담당하게 되어 효율적인 관리에 어려움을 경험하였고, 응급상황 관리가 이용자들의 생명과도 직결되기에 많은 부담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내가 아무리 잘하더라도 부담은 있고, 직원들끼리 서로 협력을 해서 보내면 그나마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 저 혼자 다 하려니 부담되죠.(1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4)
간호사가 딱 오고 나면, 다른 직원들은 자기 일하러 가버리는 그런 상황이 많았어요.(3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9)
따라서 참여자들은 응급상황 발생 시 보조인력으로 활용 가능한 노인복지관 관계자들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업무를 분담할 필요성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효율적인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기관장의 의지와 각 부서 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저는 부장님에게 이야기하고, 법인카드를 챙겨요, 그리고 직원은 구급차를 부르고요, 저는(직원이 주는) 어르신 기록을 받고 병원으로 이동하면서 부장님께 실시간으로 보고를 해요.(1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3)
환자가 딱 발생하면, 저하고 물리치료사가 같이 뛰어가서 저는 환자상태를 보고, 물리치료사는 DB에서 보호자부터 개인정보까지 다 확인을 해요. 그리고 이 사람 상태가 조금 괜찮다 싶으면 제가 해결한 후에 보호자한테 연락하는 거고, 응급상황이면 물리치료사가 119에 전화를 해요.(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7)
(우리 기관) 응급 환자 조치 계획안에 ‘병원에 갈 때는 간호사하고, 운전기사가 같이 간다.’고 되어 있어요. 나는 환자 옆에 있어야 되고, 운전기사는 밖에서 대기를 하고. 저는 보호자가 오면 인계하고 가던지 해요.(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5)
하지만 응급상황 보조인력 중 일부는 응급상황 발생 시 상황통제를 못하고 당황하거나 제세동기를 가지고 오지 못하는 등 부족한 모습도 보여 보조인력 활용 시에는 각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도 반드시 함께 시행되어야 함을 언급하였다.
어르신이 낙상이든 뭐든 쓰러지면…… 통제를 좀 사회복지사가 해주셔야 하는데 거의 역할을 못 해주고 있어요. 그런 건 조금 인위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연습하는 게 효과적이긴 한데, 그럴만한 체계는 아직 없는 것 같아요.(1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2).
제가 2014년에 처음 왔을 때 CPR이 발생한 거예요…… 요양보호사 선생님들도, 사회복지사도 다 CPR 교육을 받았을 거 아니에요. 근데, 거의 반은 무릎 꿇고 울고 기도하고 계셨어요. 정말 사람이 죽어가는 걸 보니까 제세동기를 갖고 오라고 해도 갖고 오지 못하는 거예요. (직원)교육을 지금은 (제가) 시켜요. 달려가서 (제세동기) 가져오는 것을 해보게 해요.(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8)
범주 2. 응급상황에 대한 부족한 지원
두 번째 범주는 ‘응급상황에 대한 부족한 지원’으로 하위범주인 ‘빈약한 사정도구’와 ‘즉각적인 환자정보 확인이 어려운 기록체계’에서 도출되었다. 응급상황 발생 시 참여자는 기관 내 유일한 의료진으로 환자 상태에 적절한 대처를 하게 되는데, 사정도구와 환자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응급상황 대처에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1) 빈약한 사정도구
응급상황 시 사정도구의 도움을 받으면 빠른 상황판단과 응급처치를 제공할 수 있지만, 노인여가복지시설인 노인복지관은 구입 가능한 의료 장비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환자 상태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인하고, 적절한 응급처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장비를 구입하여 최소한의 사정도구를 갖출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였다.
근거 자료라 해봤자 구두로 여쭈어보는 것, 혈압이나 혈당검사가 전부예요. 119 구급대원은 체크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 있지만, 장비가 없으니 못한다는 거죠. 저희가 119 구급대원도 아니고 기저질환이라든지 이런 걸 그 짧은 순간 안에 알 수 없으니까.(1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2)
병원에 있을 때는 장비가 있으니 제가 바로 측정 가능하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바로 뭐라도 해 주는데, satu (ration)도 없으니 뭘 해 주려고 해도 그게 없을 때(구비된) 사정도구가 열악해서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을 때 저희가 너무 불안하죠.(1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3)
2) 즉각적인 환자정보 확인이 어려운 기록체계
현재 노인복지관에서는 공공시스템인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과 민영시스템인 Welfare114, 엔컴(진우정보)시스템 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스템들은 사회복지사중심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노인복지관 이용자들의 간단한 건강정보 및 응급상황 기록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 특히, 일부 시스템은 이용자의 건강상태 또는 특이 사항 등의 인적 사항이 이용자별이 아닌 날짜별, 프로그램별로 기록되는데, 이러한 기록방식은 환자의 건강상태를 단시간에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응급처치 기록에도 적합하지 않다.
이에 참여자들은 응급처치의 효율성 증대, 응급처치에 대한 증거자료, 다음 응급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용자의 건강상태 또는 특이 사항 등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간호사 개인의 편의와 역량에 따라 좌우되므로 참여자들은 표준화된 건강 및 응급상황 기록체계가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예를 들어 환자 이름을 클릭하면, 병원 EMR처럼 연동된 자료를 다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혈당은 날짜별로 들어가서 일일이 다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저는 제가 보기 편하기 위해 (진우정보시스템의) 상담일지에 따로 기록을 남겨요.(3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11)
Welfare114에 기록하고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에도 같이 입력해요.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은 서울시에서 실적 파악을 해야 하니까 하고 있고, Welfare는 환자 이름만 치면 이력이 쭉 나와서 제 편의 때문에 여기에도 기록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두 개 다 입력해요.(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8)
주제 2. 응급상황 관리의 촉진요인
참여자들에게는 ‘성공적인 응급상황 관리의 경험’과 ‘자기 개발을 위한 노력’이 촉진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2개의 하위범주를 모아 ‘향상된 간호사의 역량’으로 범주화하였다. 그리고 ‘정보공유를 통한 매뉴얼 개발의 필요성 인식’과 ‘공감대 형성을 통한 정체성과 회복력 강화’를 경험하였는데, 2개의 하위범주는 ‘노인복지관 간호사 간의 네트워크’로 범주화되었다.
범주 1. 향상된 간호사의 역량
첫 번째 범주는 ‘향상된 간호사의 역량’으로 하위범주인 ‘성공적인 응급상황 관리의 경험’과 ‘자기개발을 위한 노력’에서 도출되었다. 참여자는 성공적인 응급상황 관리 경험과 지속적인 자기개발을 통해 기관 내 유일한 의료진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1) 성공적인 응급상황 관리의 경험
참여자들은 기관에서 간호사로 활동하는 동안 다양한 응급 상황 관리를 경험하였는데, 심폐소생술, 이송, 응급처치 등에 대한 성공적인 관리 경험은 참여자들의 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특히, 참여자들의 성공적 관리 경험은 응급상황에 대해 그동안 가지고 있던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자신의 업무에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지속적으로 노인복지관 간호사로서 활동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하였다.
떡을 먹다가 질식이 되어서 처음에는 하임리히를 했어요. 근데, 이분이 덩치가 있다 보니 하임리히도 안되었어요. 그래서, 뒤로 꺾어서 무릎을 찍었거든요. 찍고 내리치고 하다가. 안 되어서 CPR로 갔어요. 그리고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이거 CPR 한 사람 누구냐고, 진짜 그사람한테 고마워하라고, 보호자들한테 그랬거든요……. 탁! 하고 숨 쉴 때 그 기분을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진짜 그 기분은 내가 살아난 것 같은 기분? 이제 무섭지가 않은 거죠, 한번 경험이 있으니까 CPR에 대해서.(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8)
한 어르신은 갑자기 구토를 하시는 거예요, 러닝 머신을 타시다가. 기저질환으로 고혈압, 당뇨를 갖고 계셨고요. 머리 아프다고 하시고 증세가 좀 이상해서 119 불러 보냈더니 병원에서 뇌경색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때 바로 보내서 다행이예요.(3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9)
2) 자기개발을 위한 노력
유일한 응급처치 제공자인 참여자들은 응급상황 발생 시 거의 모든 업무를 혼자서 판단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참여자 일부는 응급상황으로 인해 심정지까지 다다른 경험이 아직 없어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심정지를 비롯한 응급상황에 대해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참여자 대부분은 응급상황 관리에 도움이 되는 각종 교육을 개인적으로 수강하면서 상황에 늘 대비하고 있다.
응급상황이 가장 걱정이 되더라고요. 왜냐면 우린 간호사가 1명밖에 없으니까, 분명 이런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다 저에게 와서 어떻게 할지를 물어볼 텐데. 불안해서라도……(CPR 교육을 들어요) 주기적으로. 뭐 일 년에 최소 한 번 이상.(1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2)
최근엔 적십자사에서 하는 응급(상황 관리) 교육을 다시 들었어요.(3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11)
범주 2. 노인복지관 간호사 간의 네트워크
두 번째 범주는 ‘노인복지관 간호사 간의 네트워크’로 하위 범주인 ‘정보공유를 통한 매뉴얼 개발의 필요성 인식’과 ‘공감대 형성을 통한 정체성과 회복력 강화’에서 도출되었다. 각 노인복지관에서 유일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참여자에게 간호사 네트워크는 응급상황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촉진요인으로서 작용하였다. 응급상황에 대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정리하여 매뉴얼로 만들 필요성까지 인식하도록 하였고, 비슷한 근무환경에 있는 참여자들 간에 정서적 공감을 나누는 통로의 역할을 하였다.
1) 정보공유를 통한 매뉴얼 개발의 필요성 인식
노인복지관 간호사는 유일한 의료인으로 노인복지관 내 사회복지사 업무와 차별된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노인복지관은 아직 간호사에 대한 명확한 업무 매뉴얼이 정착되어 있지 않고, 거의 간호사 1인만 근무하고 있으므로 이들을 교육하고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간호사가 없다. 따라서 참여자들은 노인복지관 간호사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응급상황 관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였고, 더 나아가 이러한 정보들을 ‘노인복지관 간호사를 위한 응급상황 관리 매뉴얼’로 정리하여 응급상황 판단 및 수행의 기준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실효성을 위해서는 매뉴얼에 따른 맞춤형 교육도 함께 진행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였다.
제가 알기론 평가 항목에 3개년 동안 안전사고가 몇 번 있었는지, 응급상황이 몇 건 있었는지. 그리고 추후 관리를 하고 있는지. 이런 거 다 조사해 갔어요.(3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10) 아, 그러셨군요. 저는 처음이다 보니까, 이런 것에 대한 인계 사항이 없었어요.(3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9)
(병원에 동반해서 가야 하는 상황일 때) 선생님들 (소속)기관에서는 다른 직원분들도 같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의식이 있는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아요.(1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4)
응급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매뉴얼은 ‘응급상황을 즉시 발견한다.’ 밖에 없고 이것만 우선시하고 있는데, 사실 즉시 발견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대처가 문제지. 좀 애매한 경우가 있잖아요? (수축기) 혈압이 190, 200인데 증상이 없다, 그럼 이걸 119로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고민.(1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4)
2) 공감대 형성을 통한 정체성과 회복력 강화
노인복지관 간호사는 기관 내 유일한 의료인이자 간호사로 기관 내 건강 관련 업무를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응급상황 관리 업무를 수행함에 어려움이 많다. 참여자들은 네트워크를 통한 공감대 형성으로 기관 내 간호사가 정말로 담당해야 하는 업무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노인복지관 간호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게 되었음을 언급하였다.
내가 봤을 때는 노인복지관 간호사들이 하는 일이 너무 많아요. 특히 진료나 검사. 행정업무. 서류작업도 많고.(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5)
맞아요. 근데 간호사가 정말 해야 하는 업무는 그게 아니잖아요. 응급상황 때 내가 뛰어 내려서 대처하고, 병원가고, 그렇게 해야 하는데. 이거는 다른 업무 하다가 응급 상황에 못 갈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7)
또한, 참여자들은 자신이 경험한 응급상황에 대한 반복적인 회상, 응급상황 재발에 대한 두려움, 더 나은 관리를 하지 못했음에 대한 죄책감 등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하는데, 네트워크는 참여자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나누는 장이 되었고 이러한 상호작용은 참여자들에게 회복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게 입술이 3배가 되니까, 카멜레온처럼 청색증이 오니까. 환자분 입술이 카멜레온 같이 변했는데 그 장면이 생생해요.(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8)
저도 그 어르신 돌아가시고 난 뒤에 목욕탕만 보면, 이게 며칠 동안 가슴이 두근 두근거리고 미쳐 버리겠더라고요.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그 어르신을 제가 아는 사람이니까 더더욱 그래요. 그리고 돌아가셨으니까. 내 경력에 오점이 남은 거 같아요. 내가 살렸으면 좀 더 좋았을 걸 그런 생각이 막 들어요.(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7)
그래. 그거는 (선생님한테) 진짜 심각했을 것 같긴 해. 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처럼. 미리 발견했다면 사셨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어쩌면 그 어르신 운이라고 생각해요.(2차 포커스 그룹, 참여자 6)
논 의
본 연구는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 경험을 탐색하고자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수행하고 내용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주제로 ‘응급상황 관리의 저해요인’과 ‘응급상황 관리의 촉진요인’이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은 인적 ․ 물적 지원 부족으로 응급상황 관리 시 많은 어려움을 경험했지만, 그와 동시에 긍정적인 경험과 자기개발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였고, 정보공유와 공감대 형성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활용하였다.
첫 번째 주제인 ‘응급상황 관리의 저해요인’은 고령 노인들의 노인복지관 방문이 늘어가고 노인복지관에 의한 보건 및 건강서비스 요구가 증가하고[20] 있는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응급상황 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를 통해 직접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선행 연구[10,12,21,22]와 차별성이 있다.
첫 번째 하위범주로 도출된 ‘유일한 응급처치 제공자’는 노인복지관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가 거의 없어 단순비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단독으로 응급상황을 관리하는 모습은 유사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응급실 간호사, 요양시설 종사자, 보건교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12,21-23]. 보건교사는 교내 유일한 의료인으로서 응급상황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응급상황을 적절히 대처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12]. 또한, 요양시설 종사자는 노인 환자에게 이상 변화가 발생한 경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지, 응급처치 후 지켜봐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이 어려워 이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다[22]. 그리고 본 연구의 참여자들 역시 비전형적 증상으로 인한 응급상황 여부 판단의 어려움을 표현하였고, 이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대처할 수 있는 추가인력의 필요성도 함께 제시하였다. 특히, 응급상황 발생 시 노인의 회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초 반응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의료인인 간호사는 응급처치 제공뿐만 아니라 병원으로의 이송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24]. 하지만, 현재 노인복지법에는 간호인력이 필수인력으로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기관의 필요에 의해 고용되고, 대부분 1인만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10]. 따라서 노인복지관 이용 노인의 건강 요구를 만족시키고, 응급상황을 적절하게 관리하며, 안전한 노인복지시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인복지관 간호사 고용을 확대하고 업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두 번째 하위범주로 분석된 ‘보조인력의 역할 부재’로 인한 간호사의 부담은 보건교사에게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담임교사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응급상황 시 병원 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12]. 따라서 노인복지관에서는 보조인력과 업무분담을 통해 유일한 의료인인 참여자가 응급처치 제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복지관 이용자 대부분은 고령 노인으로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고 비전형적인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3,10]. 하지만 ‘빈약한 사정도구’와 ‘즉각적인 환자정보 확인이 어려운 기록체계’와 같은 부족한 지원은 응급상황 관리를 저해하고 있다. 이는 노인복지관이 노인여가복지시설로 분류되어 노인의 여가복지에 초점을 둔 지원만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시설 이용자인 노인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하며 사정도구 구비와 즉각적인 환자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체계 구축은 가장 효율적이며 쉬운 응급상황 관리가 될 수 있다. 비록 현재는 참여자들이 간호사로서의 직업윤리와 효율적 업무를 위한 자구책으로 건강위험군에 속한 환자들의 정보와 응급상황에 대한 기록 및 추후관리를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응급상황 관리의 효율성 증대와 유지를 위해서는 사정도구 구비와 건강 및 응급상황 기록체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두 번째 주제인 ‘응급상황 관리의 촉진요인’은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긍정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분석되었다. 효율적인 노인복지관 응급상황 관리는 ‘향상된 간호사의 역량’과 ‘노인복지관 간호사 간의 네트워크’가 촉진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우선, ‘향상된 간호사의 역량’의 하위범주로 분석된 ‘성공적인 응급상황 관리의 경험’은 간호사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응급실 간호사에게서도 나타났는데, 응급상황 관리 업무의 일환인 중증도 분류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은 응급간호사로서의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기에 개인의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하였다[21]. 또한, 심폐소생술 경험을 한 간호사 대상 연구에서는 심폐소생 경험이 간호사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선행연구[25]와 부분적으로 유사하다. 두 번째로, 참여자들은 자기개발을 통하여 보다 전문적인 응급상황 관리를 하고자 노력하였고, 이는 촉진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특히,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여러 업무 중에 ‘상황에 따른 응급 여부 판단’과 ‘응급처치 및 시술제공’이 난이도가 높은 행위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16] 응급상황 관리는 지속적인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참여자들은 응급처치 제공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교육을 찾아서 수강하였다. 그리고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도 업무의 효율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공부가 필요함을 언급하였고 이를 실천하였다[21].
두 번째 범주로 제시된 ‘노인복지관 간호사 간의 네트워크’는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있는 통로가 됨과 동시에 공감대 형성을 통해 간호사로서의 정체성과 응급상황 경험으로 인한 정서적 스트레스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게다가, 참여자들은 응급상황 관리에 대한 정보공유를 하면서 감독자이자 동료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특히, 노인복지관 근무경험이 많은 참여자와 그렇지 못한 참여자 사이에서 이러한 모습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마치 병원 내 경력간호사가 신규간호사를 교육하는 모습과 유사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응급상황 관리에 대한 표준화된 매뉴얼과 교육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였다. 이는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매뉴얼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활동에 어려움이 있으며[16], 환자 파악 시간을 단축하고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선행연구[10]와 같은 맥락이다. 미국노인복지관협회에서는 South Dakota State University에서 개발한 Emergency and Crisis Management Plan을 통해 응급상황에 대한 신속한 판단과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관리방법을 한눈에 확인 가능한 의사결정나무와 상황별 예시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26]. 그리고 응급상황 관리 표준 매뉴얼의 효과는 요양시설 등의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진 선행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즉, 표준화된 매뉴얼은 요양시설 종사자와 응급실 간호사 간의 의사소통을 향상시켰고[22,27], 표준화된 중증도 분류는 응급 환자 이송 시간을 단축하고, 간호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28]. 반면 현재 한국의 노인복지관은 표준화된 매뉴얼이 없어 응급상황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및 보고체계가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응급상황에 대비한 비상 연락망이나 의료기관의 연락처 등의 유인물만 갖추고 있다[16]. 따라서 응급상황 관리 표준 매뉴얼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참여자의 응급상황 판단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완화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22,27]. 또한, 응급상황 관리 표준 매뉴얼에 따른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도 언급되었는데, 응급처치 제공자에게는 응급여부를 즉시 판단하고 응급처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례별 응급처치 교육이 필요하고, 보조인력은 충분한 훈련을 통해 응급상황 시에도 당황하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참여자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응급 상황 관리의 어려움과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으며, 응급상황으로 경험한 스트레스를 나눔으로써 정서적 회복에 도움을 받고 있었다. 특히, 참여자들은 응급상황 관리 후 불안, 죄책감 등을 경험하였는데, 보건교사 역시 응급상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하였고, 그로 인해 평소에도 긴장감을 느끼고 있음을 언급하였다[12]. 또한, 응급상황을 빈번하게 경험하는 응급실 간호사는 사건에 대한 기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우울, 미래에 대한 불안,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죄책감 등으로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받고 있었다[29]. 그런데, 안타깝게도 선행연구의 거의 모든 간호사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조기에 발견하고 체계적 관리가 필요한 것이 아닌 홀로 감당해야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으로 생각하고 있었다[12,23,29]. 하지만, 간호사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간호의 질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30] 업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는 인식[29]은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본 연구참여자들과 같이 경험을 나눔으로써 정서적 회복에 도움을 받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본 연구는 이전에 다루어지지 않은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 경험에 관한 심층적인 이해를 제공하였다는 것에 간호학적 의의가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서울시 노인복지관의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것으로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 경험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추후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노인복지관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응급상황 경험에 대한 질적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양적연구를 통해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무엇인지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응급상황 관리 경험을 확인하기 위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적용하여 진행하였다. 연구결과로 ‘응급상황 관리의 저해요인’과 ‘응급상황 관리의 촉진요인’이 주제로 도출되었다. 노인복지관 간호사는 응급상황 관리에 필요한 사정도구, 기록체계 등의 지원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응급처치 제공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부담스러운 응급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성공적인 응급상황 관리의 경험과 자기개발을 통해 간호사로서의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하였고, 노인복지관 간호사 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공유로 매뉴얼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응급상황 관리의 어려움을 나눔으로써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정체성과 회복력의 강화를 경험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노인복지관 응급상황 관리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향후 응급상황 관리 매뉴얼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근거 자료를 제공하였으므로 간호 실무적 측면에서 의의가 크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노인복지관 간호사를 위한 응급상황 관리 표준 매뉴얼을 개발하고, 둘째, 노인복지관 간호사의 역량 강화에 필요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 및 교육하며, 셋째, 각종 협회 등 관련 단체의 관심과 응급상황 관리로 발생한 정신적 스트레스의 회복에 대한 지원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제시된 응급상황 관리의 저해요인과 촉진요인은 추후의 양적연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으며, 더 나아가 응급상황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그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Notes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
Study conception and design acquisition - LSJ; Data collection - LSJ and JX; Analysis and interpretation of the data - LSJ and JX; Critical revision of the manuscript - LSJ and JX; Final approvalLSJ and JX.
Acknowledge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Korea National Open University Research F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