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노년기 이혼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증가추세는 다른 연령집단의 이혼율이 줄어드는 경향과는 반대이다. 한국의 조이혼율은 2015년도 이후 2.1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노인 이혼 건수는 2010년 대비 2018년에 대략 10배수가 증가하여, 이혼율이 감소하고 있는 다른 연령집단과 상반되는 추이[1]를 보이고 있다.
노년기 이혼이 증가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 중 하나로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2020년 기준 노인의 이혼에 대한 견해가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19.9%로 2018년도의 23.3%보다 3.4% 감소하였고, ‘이유가 있으면 이혼을 하는 것이 좋다(10.4%)’는 의견은 2018년도의 9.1%보다 1.3% 증가하였다[2]. 이처럼 노년기 이혼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인식이 증가했다 하더라도, 긍정적인 인식에 비해 부정적인 인식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학문적인 관심은 노년기 이혼의 부정적인 측면에 있어왔다. 이혼자들은 신체적 ․ 정신적 건강, 경제적인 문제, 가족관계 및 사회관계가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이혼자들은 건강상의 문제를 더 많이 경험하고[3,4],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게 되며[5], 이혼에 대한 낙인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차별과 소외를 경험하기도 한다[6]. 개인적인 차원에서 노년기 이혼 후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사회적인 차원에서 독거노인의 증가, 자살, 고독사, 무엇보다 노인부양 등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적 인식 역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노인 이혼자들도 삶에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변화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변화도 경험할 수 있는데, 이에 관한 연구는 Kim [7]의 연구를 제외하고는 찾아보지 못하였다. Kim [7]의 연구에서는 5년이라는 시간이 경과한 뒤, 이혼노인의 가족관계만족도, 여가생활만족도, 삶의 만족도 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노인 이혼자의 삶을 ‘적응’이라는 보다 중립적인 차원에서 접근해보고자 한다.
그런데 그간의 연구자들이 노년기 이혼 후 적응을 긍정적인 차원과 부정적인 차원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변화로 살펴보지 못한 것은 연구 데이터의 제한점과 연구방법 상의 제한점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먼저, 소수를 대상으로 한 질적연구들[8-11]은 이혼 후의 삶의 특성을 심도 있게 파악하긴 하였으나 일반화의 문제가 있고, 양적연구들[12-23]은 횡단적 연구설계를 적용함에 따라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이혼 후의 삶의 질의 차이를 밝히고는 있으나, 이혼 이후 적응의 ‘변화’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즉 이혼한 노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적응해가고 있는지를 밝히지 못하였다. ‘변화’란 시간적 차원 혹은 기간적 차원이 포함되는 용어이기 때문에, 이혼한 노인의 적응에서의 변화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종단적 연구설계’가 필요하고, 종단적 연구설계를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에서의 데이터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노년기 이혼 후 적응에서의 변화를 밝히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복지패널데이터 중 이혼한 노인의 데이터만을 선별하여 이혼자의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에서의 ‘변화’를 검증해 보고자 한다.
노년기 이혼 적응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남녀 간의 차이도 있다. 이혼 후 남성노인이 여성노인에 비해 건강악화가 심하고[14,15], 흡연 하는 비율이 높으며[16], 삶의 만족도도 낮다[17,18]. 또한, 이혼한 중 ․ 노년 남성은 타인에게 이혼 사실을 감추거나 대인관계에서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 사회관계만족도가 낮다는 연구[19-21]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이혼 여성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제한된다는 느낌을 가지며,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이혼에 대한 낙인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차별과 소외를 경험[6]하고, 경제적 어려움도 여성노인이 좀 더 심하다는 연구도 있다[5]. 더 나아가 여성은 스트레스를 신체 증상으로 나타내고, 우울감이나 슬픔 등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정신건강의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주장도 있다[22]. 물론 성별 차이가 없다는 주장[16,23]도 있다. 최근에는 남녀의 사회적 역할이 비슷해지면서 결혼이 주는 혜택 또한 남녀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혼 후 적응에서도 남녀 간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노년기 이혼 후 적응의 차이는 성별에 따라 일률적이라기보다는 적응의 영역에 따라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노년기 이혼 후 적응을 삶의 만족도나 삶의 질 등 단일 차원이 아니라, 신체적 적응, 경제적 적응, 가족관계 적응, 사회적 관계 적응, 정신적 적응 등 다양한 차원으로 조작적 정의를 내리겠다. 또한, 노년기 이혼 후 적응의 변화를 성별의 차이에 초점을 두어 분석해 보고자 한다.
한편, 패널 데이터를 활용하여 노년기 이혼의 영향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Jang 등[12]와 Kim [7]의 연구가 있다. 먼저, Jang 등[12]는 한국복지패널을 활용하여 이혼과 노년기 성인의 신체건강 간의 관련성을 파악하였는데, 이혼 노인이 기혼 노인에 비해 건강상태가 나쁘다는 점을 밝혔다. 이 연구는 패널 데이터를 활용하긴 하였으나,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를 밝혔다기 보다는 변수 간 관련성을 밝혔다고 볼 수 있다. Kim [7]도 한국복지패널을 활용하여, 기혼 노인에 비해 이혼 노인의 삶의 질이 더 낮고, 5년이라는 시간이 경과한 뒤에도 여전히 이혼 노인의 삶의 질이 기혼 노인에 비해 낮았으나, 이혼 노인의 삶의 질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이혼 노인의 삶의 질 중 영역에 따라서는 긍정적 변화도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그럼에도 이혼 후 적응에서 남녀 간의 차이를 면밀히 분석하지는 못하였다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대규모의 설문조사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한 한국복지패널데이터를 활용하여 노년기 이혼 이후의 적응을 다양한 차원에서, 성별에 초점을 두어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이혼한 노인의 적응 변화와 이러한 변화에서 성별 간 차이가 있는지를 밝힘으로써, 남녀 이혼 노인의 적응을 향상시키기 위한 간호학적 제언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2. 연구목적 및 연구문제
본 연구에서는 한국복지패널[24] 2014년도, 2017년도, 2019년도 데이터 중 이혼 노인의 데이터를 선별하여, 이혼 노인의 이혼 후 시간 경과에 따라 적응(신체적 적응, 경제적 적응, 가족관계적응, 사회적관계적응, 정신건강적응)에서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에서 성별 차이를 파악하는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 이혼 노인의 연도별 적응 수준에서의 성별 차이는 어떠한가?
• 이혼 노인의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 수준에서의 성별 차이는 어떠한가?
• 이혼 남녀 노인 별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 수준의 변화는 어떠한가?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한국 노인의 이혼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에서의 변화를 성별 차이에 초점을 두어 밝히기 위해 한국복지패널[24]의 2014년도(9차), 2017년도(12차), 2019년도(14차) 데이터를 이용한 종단연구이다.
2. 연구대상
본 연구에서는 한국복지패널의 ‘1~14차 복지패널조사 결합데이터’를 사용하였다. 그 중에서 2014년도 기준으로 만 60세 이상이면서, 2014년도, 2017년도, 2019년도 모두 ‘혼인상태’가 ‘이혼’인 노인 234명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따라서 2014년도, 2017년도 2019년도 모두 동일한 대상이다.
2014년도를 기준으로 본 연구대상인 이혼한 남녀 노인 234명 중 남성노인은 111명(47.4%), 여성노인은 123명(52.6%)이다. 연령은 평균 72.99세였고, 초등졸 이하와 중 ․ 고등졸의 비율이 각각 45.7%와 46.2%로 비슷하였다. 종교가 있는 경우가 62.4%였고, 대도시에 거주하는 비율이 53.4%로 절반 이상이었다.
3. 측정도구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국복지패널에서 선별한 변수는 사회 인구학적 특성(성, 연령, 교육수준, 종교, 거주지), 신체적 적응변수(주관적 건강상태와 알코올의존도), 경제적 적응변수(가족수입만족도), 가족관계 적응변수(가족관계만족도와 가족갈등), 사회적 관계 적응변수(사회관계만족도), 정신건강 적응변수(우울감과 삶의 만족도)이다(Table 1).
신체적 적응변수인 주관적 건강상태는 단일문항, 5점 리커트형(“매우 나쁘다”(1점)부터 “매우 좋다”(5점))이다. 알코올의존도는 세계보건기구의 AUDIT (Alcohol Use Disorder Identification Test) 척도 중 알코올 의존 영역과 위험한 음주 영향의 문항으로 5개 문항, 5점 리커트형(“전혀 그렇지 않다” (1점)부터 “항상 그렇다”(5점)) 척도이다[25].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중간에 그만 둘 수 없었던 경험, 해야 할 일을 술 때문에 하지 못한 경험, 과음을 한 다음날 해장술을 마셔야 했던 경험, 술을 마신 후에 좌절감을 느끼거나 후회한 경험, 술 마시고 필름이 끊긴 경험’이다. 5개 문항의 평균값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척도의 신뢰도인 Cronbach’s ⍺값은 2014년도와 2017년도에는 .85이고, 2019년도에는 .83이었다.
경제적 적응변수인 가족수입만족도는 단일문항, 5점 리커트형(“매우 불만족”(1점)부터 “매우 만족”(5점)) 이다.
가족관계 적응변수인 가족관계만족도는 단일문항, 7점 리커트형(“매우 불만족”(1점)부터 “매우 만족”(7점)) 이다. 가족 갈등은 ‘가족 간의 의견충돌, 가족 간에 화가 나서 물건을 집어던짐, 가족간에 문제를 논의함, 가족원간 자주 서로 비난함’ 등의 5개 문항, 5점 리커트형(“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항상 그렇다”(5점)) 척도이다. ‘가족간에 침착하게 문제를 논의한다’는 역코딩하였고, 5개 문항의 평균값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척도의 신뢰도인 Cronbach’s ⍺값은 2014년도에는 .80, 2017년도에는 .84, 2019년도에는 .81이었다.
사회적 관계 적응변수인 사회관계만족도는 단일문항, 5점 리커트형(“매우 불만족”(1점)부터 “매우 만족”(5점))이다.
정신건강 적응변수인 우울감은 CES-D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을 번역하여 사용하였으며, 조사 시점 기준 지난 1주일간의 상태에 관한 질문이다. ‘식욕이 없음, 잠을 설침, 외로움, 마음이 슬픔’ 등 11개 문항, 4점 리커트형(“극히 드물다”(1점)부터 “대부분 그랬다”(4점)) 척도이다[26]. ‘비교적 잘 지냄, 불만 없이 생활함’의 2개 문항은 역코딩 하였다. 11개 문항의 평균값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척도의 신뢰도인 Cronbach’s ⍺값은 2014년도에는 .85, 2017년도에는 .88, 2019년도에는 .87이었다. 삶 만족도는 단일문항, 5점 리커트형(“매우 불만족”(1점)부터 “매우 만족”(5점))이다.
4. 자료수집
본 연구에서 사용한 한국복지패널[24]의 데이터는 조사원이 직접 조사대상 패널가구를 방문하여 응답대상 가구원을 만나 응답자가 응답한 내용을 조사원이 기록하는 직접면접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한국복지패널의 대상은 가구단위이며, 층화이중추출법을 이용하여 최종 패널가구를 선정한다. 1단계에서는 인구센서스 90% 자료로부터 517개 조사구를 표본으로 추출하여 가구의 소득 및 가구원의 경제활동 상태 등을 조사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조사 자료로부터 일반 가구와 저소득층 가구를 각각 3,500 가구씩 총 7,000 가구를 표본 가구로 추출하고 있다.
또한, 한국복지패널[24]에서는 ‘한국복지패널 구축 및 운영’에 대해서 설문조사 전에 생명윤리위원회로 부터 심사를 받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 사용된 한국복지패널의 2014년도, 2017년도, 2019년도 데이터 모두 생명윤리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5. 자료분석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SPSS/WIN 21.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연구대상자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빈도분석을 실시하였고, 성별에 따른 연구대상의 특성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서 교차분석을 적용하였다. 측정도구의 신뢰도를 파악하기 위해 Cronbach’s ⍺값을 산출하였고, 단일문항의 경우 신뢰도를 산출하지 않았다. 또한 연구문제에 따라 다음과 같은 분석방법을 적용하였고, 유의수준은 .05로 하였다.
• 이혼 노인의 연도별 적응 수준에서의 성별 차이를 밝히기 위해서 2014년도, 2017년도, 2019년도 개별 데이터를 활용하여 t-test를 적용하였다.
• 이혼 노인의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에서의 성별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2014년도와 2019년도 데이터, 2017년도와 2019년도 데이터를 각각 결합하여, 공변량분석(Analysis of Covariance, ANCOVA)를 적용하였다. ANCOVA를 사용한 이유는 이혼 남녀 노인 간에 이미 존재하는 집단 간 적응 차이를 통계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면, 2014년도 주관적 건강상태 점수를 공변량으로 투입하고, 2019년도 주관적 건강상태의 남녀 차이를 분석하였다.
• 이혼 남녀 노인 별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 수준에서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2014년도, 2017년도, 2019년도의 3개 시점의 데이터를 결합하여,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적용하였다.
연구결과
1. 이혼 남녀 노인의 사회 인구학적 차이
남성노인과 여성노인 간에 교육수준, 종교, 거주지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Table 2). 교육수준을 보면 초등 졸 이하는 여성노인이 67.3%로 남성노인보다 많고, 중고등 졸은 남녀비율의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대학교졸 이상의 학력에서는 남성노인이 68.4%로 더 많았다. 따라서 남성노인의 교육수준이 여성노인에 비해 더 높았다(x2=17.81, p<.001). 종교의 차이를 보면, 종교가 있는 노인 중 여성노인이 67.1%로써, 남성 노인 32.9%보다 더 많았다(x2=33.00, p<.001). 거주지의 차이를 보면, 대도시에는 여성노인이 60.0%로 여성노인이 더 많고, 농촌 지역에는 남성노인이 61.5%로 남성노인이 더 많았다(x2=6.71, p=.035).
2. 이혼 노인의 연도별 적응 수준에서의 성별 차이
이혼 노인의 연도별 적응 수준에서의 성별 차이를 분석한 결과, 2014년도에는 4개 영역에서, 2017년도에는 3개 영역에서, 그리고 2019년도에는 2개 영역에서 성별에 따른 적응 수준의 차이가 유의미했다(Table 3).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체적 적응 영역 중 알코올의존도는 매년 남성노인과 여성노인 간의 차이가 유의미했다. 즉, 알코올의존도는 2014년도(t=5.80, p<.001), 2017년도(t=2.82, p=.007), 2019년도(t=2.65, p=.012)로, 모두 남성노인이 여성 노인에 비해 높았다. 그런데 평균값을 봤을 때 남녀 간의 차이는 2014년도에는 0.43점, 2017년도에는 0.29점, 2019년도에는 0.13점으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었다. 이는 여성노인의 알코올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남성노인의 알코올의존도 점수가 낮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다음으로 가족관계 영역을 보면, 2014년도와 2017년 두 시기 모두 남성노인의 가족갈등이 여성노인의 가족갈등에 비해서 높았다(t=2.31, p=.022; t=1.90, p=.049). 이와는 달리, 2017년도와 2019년도 두 시기에는 모두 여성노인의 가족관계만족도가 남성노인의 가족관계만족도에 비해 더 높았다(t=-3.85, p<.001; t=-2.01, p=.046). 그런데, 가족관계 영역에서의 성별 차이 역시 평균값을 기준으로 봤을 때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 남성노인과 여성노인 간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2014년도에는 여성노인이 남성노인에 비해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t=-2.41, p=.017)와 삶의 만족도(t=-2.46, p=.031) 모두 더 높았다. 그러나 2017년도와 2019년도에는 남녀 간의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3. 이혼 노인의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 수준에서의 성별 차이
이혼 노인의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 수준에서의 성별 차이를 검증하기 위한 ANCOVA에서 두 집단 간 등분산성을 먼저 확인하였다. Levene’s Test for Equality of Error Variances를 검증한 결과 알코올의존도를 제외한 다른 변수에서는 유의하지 않아 등분산성(Homogeneity)을 확인하였다. 주관적 건강상태(F=0.01, p=.943), 가족수입만족도(F=0.40, p=.528), 가족관계만족도(F=3.19, p=.076), 가족갈등(F=1.44, p=.231),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F=0.47, p=.494), 우울감(F=3.51, p=.063), 삶의 만족도(F=2.13, p=.146)로써, 등분산성을 충족하였다. 그러나 알코올의존도의 경우 등분산성을 충족하지 않아(F=7.45, p=.009),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Table 4에 2014년도 적응점수를 통제한 뒤 2019년도의 적응 수준에서의 성별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그 결과 성별에 따라 적응 수준에서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예를 들어 2014년도 주관적 건강상태 점수를 통제한 뒤, 2019년도 주관적 건강상태의 성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0.72, p=.379). 즉,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19년도의 적응 수준에서 ‘성’에 따른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단지, 2014년도 주관적 건강상태, 가족관계만족도, 가족갈등, 사회관계만족도, 우울감, 삶의 만족도는 2019년도의 주관적 건강상태, 가족관계만족도, 가족갈등, 사회관계만족도, 우울감, 삶의 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2014년도에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을수록 2019년도에도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았다(F=12.48, p=.002). 그러나 2014년도 가족수입만족도는 2019년도 가족수입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한, 2017년도 적응점수를 통제하고 2019년도 적응 수준에서의 성별 차이도 분석하였으나,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어 결과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4. 이혼 남녀 노인 별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 수준의 변화
마지막으로, 이혼 남녀 노인 별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 수준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먼저 남성의 경우, 우울감의 시간에 따른 변화가 유의하였다. 구형성 검정을 충족하였고(W=.99, x2=1.26, p=.533), 구형성 가정 값이 유의하여(F=3.75, p=.026) 시간에 따른 우울감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느 구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해 Bonferroi 사후 검정을 실시한 결과, 2014년도와 2017년도의 우울감의 차이는 유의하였으나, 2014년도와 2019년도, 2017년도와 2019년도 간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즉, 2014년도 남성의 우울감(M=1.68, SD=0.58)에 비해 2017년도 우울감(M=1.51, SD=0.49)이 낮아졌으나, 2017년도에 비해 2019년도의 우울감의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관적 건강상태, 알코올의존도, 가족수입만족도, 가족관계만족도, 가족갈등,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 삶의 만족도는 시간에 따른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Table 5).
다음으로 여성의 경우, 가족관계만족도와 우울감에서 시간에 따른 변화가 유의미하였다. 가족관계만족도의 변화를 보면, 구형성 검정을 충족하였고(W=.97, x2=2.82, p=.244), 구형성 가정 값이 유의하여(F=3.76, p=.025) 시간에 따른 가족관계만족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Bonferroi 사후 검정을 실시한 결과, 2014년도와 2017년도의 차이는 유의하였으나, 2014년도와 2019년도, 2017년도와 2019년도 간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즉, 2014년도 여성의 가족관계만족도(M=3.25, SD=0.87)에 비해 2017년도 가족관계만족도(M=3.52, SD=0.82)가 높아졌으나, 2017년도에 비해 2019년도의 가족관계만족도의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우울감의 변화를 보면, 구형성 검정을 충족하였고(W=.97, x2=2.62, p=.264), 구형성 가정 값이 유의하여(F=4.80, p=.009) 시간에 따른 우울감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Bonferroi 사후 검정을 실시한 결과, 2014년도와 2017년도, 2017년도와 2019년도 모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2014년도 여성의 우울감(M=1.67, SD=0.48)에 비해 2017년도 우울감(M=1.51, SD=0.49)이 낮아졌으나, 2017년도에 비해 2019년도의 우울감(M=1.67, SD=0.65)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논 의
첫째, 연도별로 이혼 후 적응에서 남성노인과 여성노인간의 차이가 있는가를 분석한 결과, 이혼 후 여성노인이 남성노인에 비해 더 잘 적응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성별 차이는 이혼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줄어들었다. 따라서 이혼한 남성노인도 여성노인에 비해서는 느리지만 적응을 하고 있었다. 즉, 2014년도에는 알코올의존도, 가족갈등, 사회적 관계 만족도, 삶의 만족도에서 성별 간 차이가 유의했고, 2017년도에는 알코올의존도, 가족관계만족도, 가족갈등에서, 그리고 2019년도에는 알코올의존도와 가족관계만족도에서 성별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성별 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만을 두고 볼 때는 횡단적 연구설계를 통해서 이혼 후 남녀 간의 차이에 주목했던 선행연구[13,14,16,17]의 결과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남녀 간의 차이가 유의한 영역의 개수가 감소하였고, 변수의 평균값을 봤을 때도 남성노인과 여성노인 간의 차이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남녀 간의 차이는 있으나 한국의 이혼 노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혼 후의 상황에 적응하고 있었다. 단지, 이혼 후 남성노인이 여성노인에 비해 더디게 적응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혼 초기부터 이혼한 남성노인에 대한 집중적인 상담 및 돌봄 등을 통해 이혼 후의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안한다.
둘째, 이혼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 수준에서의 성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성별 차이가 없었다. 2014년도 적응점수를 통제한 상태에서 2019년도 적응점수에서의 성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고, 오히려 2014년도 적응점수가 2019년도 적응점수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에 비추어 볼 때 이혼 노인의 적응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혼 초기의 노인을 대상으로 적응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간 이혼에서 남녀 간의 차이에 주목한 연구들[13,14,16,17]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결혼이 주는 혜택이 더 크기 때문에, 이혼으로 인한 적응에서 남성이 불리하다는 해석을 하였었다. 결혼으로 인해 남성은 여성에 비해 배우자로 부터 정서적 지지를 더 받고 건강관리(예를 들어, 식사, 가사, 흡연이나 음주 같은 문제 행동 억제 등)를 받는데, 이혼을 하게 되면 이러한 역할을 해주는 아내가 없기 때문에 남성이 이혼 후 적응이 낮다는 해석을 해 왔다. 그러나 노년기 이혼에 대한 긍정적 사회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으며[2], 젊은 세대만이 아니라 중년세대에서도 남녀 간 가사노동 시간의 차이가 감소하고 있고[27], 남녀의 사회적 역할 및 결혼이 주는 혜택이 유사해지고 있음을 주목[15]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요인들의 상호작용과 더불어, 노년기는 자녀의 독립으로 부와 모의 역할로부터 물러나 있기 때문에, 이혼 후 적응에서 남녀 간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본 연구의 결과가 다른 연령집단에서도 유사한가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신혼기와 자녀의 영유아기, 자녀의 아동 ․ 청소년기, 자녀의 진수기(빈둥지 시기) 등 가족생활주기에 따른 부모의 역할과 부부의 역할이 달라지고 자녀의 양육 문제 및 결혼이 남성과 여성에게 주는 혜택이 달라질 것이고, 같은 맥락에서 이혼 후의 적응에서도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남녀 노인별로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여성노인이 남성노인에 비해 좀 더 다양한 영역에서 적응의 변화를 겪고 있었다. 즉, 우울감을 제외하고는 여성노인이 남성노인에 비해 여러 영역에서 적응 수준이 향상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다음 2가지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이혼을 먼저 제안 혹은 주도한 사람이 이혼 이후 적응을 더 잘한다는 점이다[28]. 노년기 이혼은 여성이 이혼을 주도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데[29], 이혼을 제안한 여성은 정신적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적응에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둘째는 이혼한 여성이 남성에 비해 경제적 수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보상이 있다는 점이다[28]. 이혼이 주로 남편의 외도, 악의적 유기, 학대 등으로 객관적인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29], 이혼 이후 심리적 안정감과 보상으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여성노인이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2017년에 비해 2019년도에 여성노인의 우울감이 증가되었다는 점은 논의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경향은 좀 더 분석해서 밝혀야 할 부분이나, 연령 증가에 따른 우울감의 증가[30]로 해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이혼 여성노인의 우울감과 관련해서는 장기간 추이를 분석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혼 직후 혹은 이혼 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는 결혼생활이나 이혼 과정에서의 스트레스의 감소로 인해 우울감이 감소할 수 있으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혹은 이혼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른 다양한 상황적 어려움으로 우울감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장기간의 추적 조사와 돌봄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한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이혼 노인의 이혼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에서의 변화를 살펴보되, 성별 차이를 중심으로 파악함으로써 이혼한 남녀 노인의 특성에 적합한 간호학적 중재방안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연구의 목적이 있었다. 본 연구결과, 이혼한 여성노인이 남성노인에 비해서 좀 더 긍정적으로는 적응하고 있으나, 남성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느리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현재의 적응은 남성이냐, 여성이냐의 문제보다는 이혼 초기의 적응 수준이 현재의 적응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무엇보다 본 연구에서는 종단적 자료를 통해 이혼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적응에서 성별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다는 점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따라서 이혼 후 노인의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 사업, 정책은 ‘이혼 초기’에 집중적으로 제공하여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와 적응을 도울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그런데, 본 연구에서는 이혼 시기와 이혼 횟수를 고려하지 못하였다는 제한점이 있다. 2014년도, 2017년도, 2019년도의 세 시점에서 모두 이혼 상태인 동일 노인을 선별하였으나, 2014년도 이전 어느 시기에 이혼을 하였는가를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혼 년차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데이터상의 제한점으로써, 향후의 연구에서는 이혼한 시점과 이혼 횟수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로 분석을 한다면 좀 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초혼-이혼, 재혼-이혼, 이혼-동거, 이혼-새로운 만남 등 관계적인 측면도 통제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결과의 일반화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혼한 남성노인과 여성노인 간에 교육수준, 종교, 거주지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이러한 차이가 본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나 본 연구에서는 연구방법론상의 제한점으로 이 변수들의 영향력을 통제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한 연구모델과 통계분석방법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도 제안한다.